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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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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께서 만든 책. 우리 시아버님께서 당신 손녀딸에게 꼭 읽어 보라고 손수 만들어 오신 3권의 책입니다. 조선일보에 연재된 이문열의 '소설 안중근' "불멸"인데요. 1권 100장, 2권 100장, 3권 61 장총 261장입니다. 책이 뭐 별 것인가요. 이것을 인쇄해서 제본을 하면 책이 되는 것이지요. 육군 장교 출신인 우리 시아버님께서는 군인정신이 투철하시고,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는 별명이 꼭 어울리는 박식하신 분인데요. 아마 음악을 하지 않았으면 역사를 공부했을, 역사에 깊은 관심이 있는 손녀딸에게 오늘 이런 선물을 주셨습니다. 저 오늘 저녁 너무 감동했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팔순의 연세에도 이런 학구적인 우리 시아버님 저는 정말 존경합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셔서 부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늘 귀감..
영원한 우리들의 오빠 "조용필!! " 광양 매화. 나는 "조용필 씨의 평양공연"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한다. "여행을 떠나요" 얼마나 신나는 이 곡인가. 그런데도 박수소리 하나 없고, 무대만 바라보던 북한 사람들. 조용함과 긴장감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들은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으며, 음악에 푹 빠진 듯이 보였다. 그때 나는 '아!! 이것이 조용필의 음악의 힘일 것이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는 즉석 주문 곡 "홀로 아리랑"을 비롯하여 "모나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허공, 그 겨울의 찻집" 전혀 흐트러짐 없이 불렀다. 그의 음악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음색은 내가 따라 하기에는 너무 버겁고,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도 너무 단순한 것 같아 좋아 하진 않았다. 그러나 평양의 공연에서 처럼, 많은 노래를 불러도 지치지 ..
할머니의 마지막 사랑 지리산 능선에서 바라본모습. 할머니의 마지막 사랑은 손주 사랑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렇게들 말을 하고 삽니다. 인생 한 번 왔다 가는 것을---한 번 죽으면 끝인 것을 꽃은 때가 되면 피고 지는 법이라고... 세상 이치라고...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들 말은 합니다. 외딴 작은 공원 벤치에 허리 굽은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손주를 기다립니다. 초등학교 삼 학년 손주 놈을 아침부터 기다립니다. 아비가 세 살 때 사고로 가고 에미가 먹여 살리더니, 손주가 일 학년 때 에미가 어느 사내 뒤따라 가버리고, 동네 작은 사글셋방에서 시집간 어렵다는 딸이 방세를 대고, 나라에서 생계비라고 주는 돈으로 손주와 그날그날 생계를 꾸려갑니다. 손주 오는 것 기다린다고 작은 공원 벤치에서 할머니는 오..
살인적인 채소 장바구니 요사이 채소 사 보셨어요? 농수산물 시장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 비해서 , 피망은 88.1%, 배추 67.7%, 풋고추 58.3%, 오이 53%, 대파 20.3% 가격이 상승했다고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풋고추와 청양고추 1Kg에 15000원이네요. 여름에 1Kg에 3000원 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쉽게 설명을 해도 5배나 비싼 것입니다. 며칠 전에 대파 한 단 값이 3000 원해서 정말 놀란 적이 있거든요. 저는 채소의 전문가가 아니니, 어디서 잘못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함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유통과정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농민들이 애써서 농사를 지으면 결국 중간상인만 이득을 챙기는 것은 아닌지... 시장과 노지의 가격차가 작게는 3배에서 13배까지..
"삶은 진행중..." " 올해는 혼자 사는 ㅇㅇ를 중매해서 장가보냅시다" 이미 재혼을 한 친구 왈, "이제껏 혼자 살았는데 이제 무슨 재혼을 한다는 것이냐. 나는 도대체 왜 재혼을 했는지 모르겠다. 강남에 가면 학벌 좋은 홀로인 아줌마들이 얼마나 많은데, 연애나 하며 살 걸...." "하하하하하........." 내 생각에는 쉽지도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을 것 같은 재혼. 서로 아픈 부분을 감싸 주고 보듬어 주며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10년 전에는 서로 직업을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직업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모두가 한 때는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을 이끌던 사람들이며, 일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했던 사람들이다. 세상 무서운 것이 없을 정도로 일에 매달렸으며 미래를 향해 무한질주하던 그들도 이제는 세월의 무..
추억의 "한일다방" "한일 다방"은 늘 담배연기로 가득 차 있었는데, 여자는 언감생신 담배를 생각하지도 못한 시대였었다. 학교 앞에 있었던 "한일 다방"은 수업이 없었던 공강 시간이나, 친구들의 모임장소로, 또 노래를 듣는 장소로 많이 이용했었다. 벽면에 걸려있던 베토벤 초상화와, 은발의 카라얀의 멋진 옆모습. 투명 유리 속의 DJ와 함께 흘러나오던 감미로운 음악은, 듣는 우리로 하여금 따라 부르게도 하고 몸짓에 노래의 표정을 담기도 했었다. 신청곡을 빼곡히 적어서 신청했으며, 고막이 터질 듯한 보컬그룹의 락음악은 젊은 20~30대들에게 흥을 주기에 충분했었다. 원래 팝송이 알려지게 된 것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의 위문을 위해 시작한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젊은 지성인들이 국내대중가요..
3월의 폭설 2010년 3월 10일 집 앞에서... 1994년 이후 6년 만에 3월 폭설.
House Wedding (하우스 웨딩) "하우스웨딩"이란 말을 저도 처음 들어 보는데요. 가까운 친척과 가족, 친구들 몇 명과 지인들만 초대해서 하는 결혼식이라고 합니다. 요즈음 예식장에서 복잡하게 하는 예식이 싫고, 작고 소박하지만 진심을 나누고 진정으로 축복받는.... 그래서 결혼식을 꿈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기라고 합니다. 결혼의 주체는 당연히 본인들인데, "예단"이라는 미명 아래 오가는 현금과 그에 따른 부작용. 단 몇 분간 빌려 입는 드레스가 몇 백만 원, 야외 촬영과 일가친척, 가족사진에 몇 백만 원,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았는데요. 결혼을 앞둔 젊은 사람들에게서, 소신 있고 소박한 결혼식 문화를 접하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아름다운 결혼식이 일반화되기를 바람으로 가져 봅니다. 양평의 한 카페.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