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세상이야기 496

백색세상 '제주' (2023.1.25)

어제 제주공항 항공기 결항은 100%라고 했습니다. 24일 낮에는 가는 눈발이 종일 날리더니, 밤새 이렇게 많은 눈이 쌓였네요. 이런 날은 나가지 말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평소 '토스은행' 앱을 따라 걷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어느 사이에 그 길을 걷고 있었어요. 진심캠프장은 천제연폭포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오늘은 기상악화로 출입금지여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중문우체국-중문성당-천제연 진심캠프장-중문공원-맥도날드 중문점... 이렇게 다섯 곳이 토스은행 걷기 앱의 지정 장소인데요. 이곳은 중문공원 가는 길에 있는 부영청소년수련원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에 제 발자국을 남겨 봅니다. 천제연폭포에서 바라본 한라산 영실. 웅장한 한라산(천제연폭포 광장에서). 예쁜 카페 '소낭' 천제연 폭포. ..

603호 입니다.

우리 집에 연락을 하지 않고 올 사람은 없습니다.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 보았더니 낯 모르는 청년이 우뚝 서 있는 거예요. "603호에 사는 아기 아빠입니다. 저희 집 아기가 15개월이 되었고, 앞으로 뛰어다닐 것 같아요. 작년에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 좀 시끄러우시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받아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쪽지 편지와 함께 가지고 온 선물. 사실 아파트라는 공간은 오랜 세월을 살아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각박한 공간입니다. 층간소음을 가지고 다투며 심지어는 서로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까지 있다고 하지요. 젊은 사람들의 마음이 참 예쁘네요. 얼떨결에 선물을 받고 아무것도 주지 못했는데, 마침 제주 여행 중인 동생이 황..

감귤밭 방문

감귤 세척 작업. 한 그루에서 10kg 박스 40개가 나온다고. 많이 따면 80박스도 딴다고. 정말 그럴까?...의문이 가는 대목이었어요. 잡기에 능한(?) 남편은 제주에 오기 전까지 당구 마니아였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교대 앞 당구장에 모여 당구도 치고 식사도 하는 모임이 있었는데요. 150만 원을 호가하는 큐대를 가진 남편이 제주에 오면서 그 모임의 후배에게 큐대를 주고 왔다는데요. 큐대를 받았던 그 후배가 서귀포 감귤밭을 한다며 연락을 해 왔고, 농사지은 귤도 1박스를 보내왔습니다. 근처의 오름에 가다가 방문했던 그의 귤 농원. 퇴직 후 한 회사의 사외이사로 근무한다는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인데, 오늘 보니 감귤농사에 찌든 촌노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800평의 감귤밭을..

다크투어리즘 [ Dark Tourism ]

다크투어리즘이란 아래 표지판에 쓰여 있는 그대로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지난 12월 3일에 바람이자 쐬자면서 나선 송악산 오름 탐방길. 많은 분들이 제주의 송악산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제주 서남부의 풍경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탁 틔인 시야는 넓었고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 역시 초행길은 아니었고, 다크투어리즘은 더더욱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그 아름다움 속에서 정말 가슴 아린 현장을 보게 되었네요. '예비검속자'가 무엇인지 검색을 해 보았어요. 이승만 정부는 과거 좌익 활동에 가담했던 사람들을 쉽게 통제·관리하기 위해 1949년부터 국민 보도 연맹을 조직하여 이..

아침운동길에서.

맨드라미. 지금 귤도 제철입니다. 아직 제주에는 거리를 장식하는 일 연초 들도 화려하네요. 털머위 꽃. 국화꽃. 편백. 송엽국 제주에 동백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운동 길에서) 감. 하귤. 일반 감귤 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크기도 크고 색깔도 다르고요. 아침 운동길에 찍은 꽃 사진들입니다. 11월인데도 이리 아름다운 꽃의 자태는 여전합니다. 바라만 보아도 좋은데... 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꽃 이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내 인생은 왜 이리 드라마 같냐?

"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드라마 같냐?...." 그도 그럴 것이... 그 언니는 중학교 1학년 때 엄마가 하던 사업의 부도로 학교를 못 다녔고요. 결혼을 한 후에도, 된장에 가시(벌레)가 나서 버리는 것을 주워다가 먹었으며,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유리공장을 다녔고, 유리공장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떡볶이 장사를 시작.... 어찌어찌하여 홍대 앞 "쪼끼쪼끼"를 사업의 기초로 큰돈을 벌었고, 부부는 부동산 부자 대열에 합류한 것 같았어요. 가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에는 직감적으로 새로운 여자가 생긴 걸 알았으나 그러려니 했답니다. 어느 날 "내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는데 내 재산을 좀 나눠 줘도 되겠나?"..... 아저씨께서 그러시더랍니다. 제게는 이리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그 속이야 오죽했겠나 ..

예쁜 여사장님.

제주 중문동 천제연로에 있는 족발집 이야기입니다. 배달비 3천 원도 아깝지만 가끔 성당에 가기 전에 주문하고. 다녀오면서 찾아오거든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데, 음식도 마음에 들지만, 여자 사장님이 얼마나 친절한지. 며칠 전에 주문을 하고 찾아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저 쪽지가 붙어 있는 거예요. 여사장님의 예쁜 성의가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내 마음이에요. 왜요?"

"아주머니! 그곳에 음식물을 비닐 째 버리시면 안 됩니다." "음식물만 버리셔야 합니다." "내 마음이에요. 왜요? 아저씨가 왜 상관하세요?" 음식 찌꺼기를 넣은 비닐을 통째로 음식물 수거통에 버리려는 것을 경비 아저씨께서 통제하려 하자 작은 다툼이 일어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경비 아저씨께서는 젊은 여자의 아버지 연세는 되셨겠는데.... 그 일 이후로 경비 아저씨께서는 사표를 쓰고 일을 그만두셨지요. 그러잖아도 경비 아저씨께서 밤에 아파트를 지키지 않고 잠만 자느니... 어쩌느니... 경비 일이란 시작도 끝도 없는 일이며. 무엇보다도 입주민들의 비위를 일일이 맞추어야 하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이나, 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젊은 여자의 언사와 행동이었던 것이지요. 앞 머리를 일자로 자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