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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아름답고 품위가 있었던 결혼식

 

 

 

규방공예가 신문순 씨 작품, 

 

 

 

 

강남교육문화회관 별관.

별관은 한적하고 규모도 크고 품격이 있는 우아한 공간이었다.

사회자의 깔끔한 진행.

한복의 색깔이 조금은 범상치 않았던 신랑과 신부의 어머님.

점잖은 노신사. 신랑과 신부의 아버님.

앞가슴을 드러내지 않은 수수하면서도 예쁜 드레스와  예쁜 신부.

신랑의 준수한 외모.

첫째 사랑, 둘째 대화, 셋째 건강으로 가정을 지키라는

전남대 학장을 지내셨다는 주례선생님의 간결하고도 논리 정연했던 주례사는

지금까지도 머릿 속에 남아 있다.

조용하면서도 품위가 있었고, 하객으로 온 지인들에게서도 인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결혼식과 절차와 순서는 같았지만, 대조를 보인 결혼식이었다.

조용하고 엄숙하며 이벤트가 없었던 신성한  결혼식.

새로 시작하는 예쁜 가정에 축복이 늘 함께 하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물론 사회를 재미있게 보려는 사회자의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어느 결혼식장에서는 신발에다 돈을 달라고 돌아 다니게 한다.

 체력테스트를 한다고 팔굽혀 펴기를 시키는가 하면,

"나는 누구를 사랑한다. 봉잡았다"라고 큰소리를 치게 하기도 한다.

많은 하객들이 보는 가운데 뽀뽀를 하게도 한다.

오색 테이프와 눈처럼 스프레이를 뿌려서 축하를 하고 있기도 한다.

장난기 어린 이런 것들이 나는 천박하고 싫다.

 결혼식은 모쪼록 엄숙하고 신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보수적일까.

 

 

 

요즈음 들어 많은 결혼식에 다니는 나도 딸이 있어서 그런지

모든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식장의 규모도, 분위기도, 어림잡아 보는 예식비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