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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뛰어난 미모를 가진 그녀를 보고는 야채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암동 마포 농수산물 센터에 가면 그 사장님이 있어요.

피부색이 하얗고 예쁜 그녀는, 추운 겨울에는 얼굴과 발에 동상이 걸리고,

야채를 만지는 손은 그야말로 머슴 손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남편과 이혼할 때 데리고 나온 아들인데, 조금 모자랍니다.

운전 면허증을 따지 못해 애태우던 아들이 면허를 취득했을 때

그리 기뻤다던 그녀.

남은 곤히 잠들어 있는 새벽 두 시에 가락동 시장에 가서

야채를 구입해 온다고 합니다.

자기는 잡초 같은 인생이라며 밟아도 밟아도

절대 밟히지 않을 거라네요.

이렇게나마 열심히 살아서 아파트도 구입했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고도 합니다.

 

 

 

언젠가 제가 물었었지요.

"재혼은 고려하고 있지 않느냐"구요.

재혼할 사람의 대부분은 자기는 좋아하는데 자기

아들을 싫어 하며 데려 오지 말라고 한다나요?

"재혼하고 아들은 버릴까?" 제게 반문하는 그녀는 활짝 웃습니다.

어떻게 아이를 버리느냐고. 자기는 그렇게는 안 한다면서....

그 아들이 벌써 커서 스물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엄마가 하는 채소장사를 돕고 있는 것이지요.

무거운 것도 내리고 배달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혼자 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야채장사는 트럭도 운전하고 때로는 거친

남자들과 싸워야 하고....

그렇게 야무지고 열심히 사는 그녀도

한때는 법원 사무처의 유능한 여직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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