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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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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추억 아름답고 고귀해서 영원히 제 가슴속에서 숨 쉴 것 같았던 그 아이.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저는 3년 동안 그 아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해, 서울역에 일이 있어 가던 중 저보다 한 학년이 아래인 교복을 입은 남학생을 만났었는데, 그 학생이 제가 꿈에도 그리던 그 아이질 않겠습니까?대학에 진학한 그는 4년 내내 제게 학보를 보내 주었습니다.그때는 지금처럼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입니다.남녀가 만남을 이어 가면서 정말 신선하고 건전하게 교제를 했었지요.학교 동산이나 도서관 등에서 만나서 시국을 이야기하고,부모님을 이야기 하고... 취업을 이야기하고 장래를 이야기했습니다.첫사랑을 떠 올리면 마치 황순원씨의 "소나기"같은 느낌이 떠 오르는 것 아마도 순수했기 때문일 ..
"그리움이 커서 조만간 뵙도록 하겠습니다" 털진달래(한라산)   "유민이네 가족이 돌아왔습니다.그간 별일 없으셨지요?그리움이 커서 조만간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 한통의 문자는 지난 1년간 미국에서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온막내 동생이 보낸 것이다.짐 정리도 해야 하고 집도 구해야 하고 바쁜 가운데 아마 전체 문자를 보낸 것 같다.큰 조카는 내년에 중학생이 되니  한글을 잊을 리 만무지만, 작은 조카는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떠났기에 한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한다.    둘째 동생네 두 남매도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냈는데, 엄마 아빠가 공무원이다 보니둘을 다 가르치기에 힘이 들었나 보다.3년을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딸아이를 불러들였는데,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인 학제를 따라갈 수 없어서,낮에는 영어를 전문적으로 공부..
암병동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소련의 솔제니친은 소설 "암병동"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소설은, 그 자신의 병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의 암병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고통을 겪어 온 주인공 코스트 로글로는 그 당시 처참하고 억눌렸던 소련의 민중을 대변했고,그가 철저하게 병에 대해 알아 가고 투병한 반면 당의 관료 루사노프는 세상의 다 제 것인 양  병원에 와서도 거들먹거렸지만 작은 암덩어리에 절망해야 하는 무기력함을 맛보았습니다. 또 한 명의 노동자 암환자 예프렘도 좌절치 않고 강한 근성으로 암을 이겨 내는 주인공으로,이 소설은 삶을 향한 본질적인 열망과 소련 사회의 모순을 이중적으로 그려 내었습니다.  언니가 지난 1월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가족들의 얼굴에는 근..
" 1000원도 없어요?" "주차비를  카드로 계산해도 되나요?""네"철석같이  그 말만 믿고 한 시간 정도 문상을 하고 나왔다.그 사이 주차요금소에 앉아 있던 직원이 바뀌었고 이내 그는,"소액 주차비는 카드계산이 안됩니다.""들어올 때 물어보고 들어 왔는데요.""주차비가 1000원인데 1000원도 없어요?""네. 1000원도 없어요."   부의금은 따로 가방 속에 잘 넣어 두었는데,아뿔싸!! 가방 속에 지갑을 넣지 않고 문상을 간 것이다.그날 따라 딸아이도 지갑 속에는 선불카드 딱 한 장 있었는데, 병원 안에 있는 카드 인출기에서 만원만 빼도 되겠구먼,우리 딸은 카드계산이 안되면 차를 병원 안에 절대 안 세웠을 거라 버티고....잠시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나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난감했다.결국 차 안에 굴러 ..
"유자 아줌마"의 망나니 남편 길들이기 "유자아줌마"의 망나니 남편 길들이기어느 날, 반찬이 없다며 투정하던 남편이, 내일 맛있는 것을 해 주겠노라 하는 유자 아줌마에게 밥상을 던져 버렸는데,아줌마는 그 자리에 널브러진 반찬들을 그대로 두고,밤새 망치로 그릇들을 마음 먹고 모조리 깨면서 "이것도 살림이냐" 하며 악을 썼다고 한다..어느 날,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아저씨가  "이 ㄱ 같은 ㄴ " 하고 욕을 했단다.밤새 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 아줌마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뒤로"이 ㄱ ㅅ ㄲ 야. 잘 다녀 와라"고 했고, 남편의 소스라치게  놀라는 얼굴을 보면서,"너는 욕하고 나는 못하라는 법이 있냐,  이ㄱ ㅅ ㄲ야."  ^^*ㅎㅎ   집에 사람들을 잘 데리고 오는 남편은 술판을 벌이는 일이 많고, 상을 두드리며 뽕짝(?)을즐겨 부르곤 했..
심각한 건망증 은행에서 십만 원을 찾아 가지고 오다가,  길에서 아는 분을 만나서 한참 이야기를 했습니다.전화를 받고 순간 통장을 보았더니, 만원만 끼어 있는거예요.은행에 가서 돈이 떨어졌나 묻기도 하고,오던 길을 다시 가서 아무리  찾아보아도 구만원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미해졌고,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얼른 시재장을 열어 어제의 잔고와 오늘의 입출금 내역을정리해 보니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이만 원이 남았습니다.돈을 금고에 넣은 사실조차도 전혀 기억에 없으니, 건망증 분명하지요?어찌 건망증이 이 일 뿐이겠습니까?제가 앓고 있는 이 건망증은, 이것이 혹 치매의 전 단계가 아닐까 할 정도로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이 많습니다.  건망증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예전에 알고 ..
시아버님께서 만든 책. 우리 시아버님께서 당신 손녀딸에게 꼭 읽어 보라고 손수 만들어 오신 3권의 책입니다.조선일보에 연재된 이문열의 '소설 안중근' "불멸"인데요.1권 100장, 2권 100장, 3권 61 장총 261장입니다.책이 뭐 별 것인가요.이것을 인쇄해서 제본을 하면 책이 되는 것이지요.  육군 장교 출신인 우리 시아버님께서는 군인정신이 투철하시고,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는 별명이 꼭 어울리는 박식하신 분인데요.아마 음악을 하지 않았으면 역사를 공부했을,역사에 깊은 관심이 있는 손녀딸에게 오늘 이런 선물을 주셨습니다.저 오늘 저녁 너무 감동했습니다.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팔순의 연세에도 이런 학구적인 우리 시아버님 저는 정말 존경합니다.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셔서 부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늘 귀감이 되셨으면 ..
3월의 폭설 2010년 3월 10일 집 앞에서...1994년 이후 6년 만에 3월 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