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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암병동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소련의 솔제니친은 소설 "암병동"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소설은, 그 자신의 병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의 암병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고통을 겪어 온 주인공 코스트 로글로는 그 당시 처참하고 억눌렸던 소련의 민중을 대변했고,

그가 철저하게 병에 대해 알아 가고 투병한 반면 당의 관료 루사노프는 세상의 다 제 것인 양 

병원에 와서도 거들먹거렸지만 작은 암덩어리에 절망해야 하는 무기력함을 맛보았습니다. 

또 한 명의 노동자 암환자 예프렘도 좌절치 않고 강한 근성으로 암을 이겨 내는 주인공으로,

이 소설은 삶을 향한 본질적인 열망과 소련 사회의 모순을 이중적으로 그려 내었습니다.

 

 

언니가 지난 1월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의 얼굴에는 근심과 불안으로 가득했고, 자매들에게까지 병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2003년 1월에 뇌사자로부터 받은 신장과 췌장이식으로 신세를 졌다는 이유에서였지요.

지난 6개월 동안에 항암치료로 지독히 힘들었던 순간들을 여러 번 맞이했는데 씩씩하게

잘 견디었습니다. 6차 항암치료까지 다 끝내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언니가 갑자기 지난 20일 배에 복수가 차고 39도를 넘나 드는 고열로 다시 입원을 했습니다.

의료진도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면서, 2주 후 정기검진 때 다시 오라며 퇴원을 하라 했지요.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는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합니다.

 

 

살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고, 하루에도 수없이 기도하고 기도가 끝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답니다.

다른 암환자와 달리 잘 먹고 마음도 참으로 낙천적이어서 정말 다행스러운 날들이에요.

 "암"이라는 병은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큰 병일 수 있지만, 얼마나 환자가 강한 근성을

가지냐에 따라서 이길 수도 있는 병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앞으로 어떤 힘든 일과 치료과정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꿋꿋하게 잘 견뎌 내어서 꼭 암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