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고귀해서 영원히 제 가슴
속에서 숨 쉴 것 같았던 그 아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저는 3년 동안 그 아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해, 서울역에 일이 있어 가던 중 저보다 한 학년이 아래인 교복을 입은
남학생을 만났었는데, 그 학생이 제가 꿈에도 그리던 그 아이질 않겠습니까?
대학에 진학한 그는 4년 내내 제게 학보를 보내 주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남녀가 만남을 이어 가면서 정말 신선하고 건전하게 교제를 했었지요.
학교 동산이나 도서관 등에서 만나서 시국을 이야기하고,
부모님을 이야기 하고... 취업을 이야기하고 장래를 이야기했습니다.
첫사랑을 떠 올리면 마치 황순원씨의 "소나기"같은 느낌이 떠 오르는 것 아마도 순수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친구를 몇 해전에 동창회에서 만났습니다.
만나지 말 것을 그랬습니다.
그 친구는 희끗희끗한 약간의 대머리에 얼굴은 세월의 흔적으로 가득했고요.
그에게 비친 제 모습은 어땠을까요.
키 크고 가랑가랑했던 옛 모습은 어디로 가고, 초로에 아랫배... 허리 굵은 아줌마로.....
아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환상이 깨어지고 추억은 무디어지는 일.
첫사랑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면 만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했지요.
추억은 간직하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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