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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시아버지 생신에 포도 세 송이 달랑 들고 온 며느리

 

 

제가 제 친구 맞선을 주선한 총각이 있습니다.

두뇌가 명석한 총각은 내로라하는 학교를 나와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직장에 다녔고,

제 친구는 별로 내세울 것은 없었어도 작은 체구에 바른말 잘하는 친구였지요.

총각에게 딱지를 맞았습니다.

이유는 소위 말하는 키가 작아서 볼 품이 없고 뭐 여러가지등등.....

얼마 후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모가 출중한 재원 처녀하고 결혼을 했지요.

 

 

그 총각은 우리 가까운 친척입니다.

친척 아주머니와는 자주 보고 소식을 서로 잘 나누고 살고 있지요.

엊그제 집에 들른 친척 아주머님은 눈물을 글썽이시면서 말씀하셨답니다.

평소 큰 아들 내외와 교류도 없지만, 시어머니가 가도 교통비 한 푼 쥐어 드릴 줄 모르고

마음을 쓰지 못하는 며느리와, 부모님께는 유난히 구두쇠인 아들.

큰 며느리(총각의 아내)가 아버님 생신이라고 가지고 온 것은 "포도 세 송이"가 전부.

집에 와서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끼리 즐겁게 먹고 정담을 나누어야 할 큰 며느리가,

뒤늦게 남편을 대동하고 포도 8~10송이 박스가 아닌 3송이가 든 상자를 들고 왔다는 황당함에,

아저씨께 혹시 돈 봉투라도 받으셨냐고 했더니, 아무것도 큰 며느리에게 받은 일이 없다고 하셨답니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아들을 잘 키우는 것이 노후 보장이라고 생각하셨고,

그리고 자신들을 희생해서라도 "아들"을 잘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여든이 훨씬 넘은 두 분은 제가 뵙기에도 이제는 기력이 없으시며. 이제 누군가는

부양해야 할 시기가 되었는데요. 좋은 직장에 좋은 차에, 좋은 집에서 잘 살고 있는

큰 며느리와 큰 아들은 자기 울타리 치기에 연연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워 보입니다.

저는 이런 소리를 전해 들을 때마다 그 총각이 지금 다른 가정을 꾸리며 모범적으로

잘 살고 있는 제 친구와 결혼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해 본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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