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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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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도"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서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은 아마 없겠지요? 이 영화를 보면서 아버지 영조(송강 호역)가 42세 때 얻은 귀한 아들 사도세자(유아인 역)를 뒤주에 가두어 죽인 사건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뒤주를 박차고 도망친 아들을 다시 잡아다가 8일 만에 결국 죽게 한 비정한 아버지의 의중은 무엇이었을까요?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 씨의 집안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이끈 노론 집안이며, 영조가 등극할 때 노론의 힘을 빌려 왕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영조 자신이 왕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노론에 반대하는 사도세자를 잔인하게 죽인 이유는 더욱 이해되지 않습니다. 영조는 역사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지요. 영조의 탕평책, 균역법(세금 감면), 많은 책의 편찬, 동국대지도의 제작..
"혼불" 최명희...9권(매안) 7권을 읽을 때만 해도 책에 푹 빠졌었는데, 8권부터는 이 소설을 읽는 것이 좀 회의스럽다고나 할까? 혼불 9권은 도환과 강호의 대화를 통하여서 불교 사천왕의 이야기와 단군신화가 대부분. 작가는 이 소설의 10권을 쓰면서 완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데, 소설이 더 이어지려면 10권으로는 이야기 전개는 작가로서도 아쉬워서일 거다. 앞으로 남은 10권에서 이제껏 등장했던 인물들에 대해 얼마나 묘사할지 모르지만, 강모와 강실이... 강모와 철재 엄마 효원....강실이와 머슴 춘복이. 그리고 그들의 아기... 이야기를 풀어내긴 역부족일 것 같다. 8권의 서평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이 책은 제대로 된 소설을 보게 되진 않겠다는 생각이다. 8권에서의 역사이야기....9권의 사천왕과 불교 이야기. 그리고 단군신..
"혼불" 최명희...8권(매안) (271쪽에서~272쪽... 윷놀이 이야기) 윷놀이는 말 이름도 참 재미있다. '도'는 도야지, '개'는 개, '걸'은 노새, '윷'은 소, '모'는 말에서 따다 붙였으니, 이것들은 모두 집안에서 기르는 가축들 아닌가. 거기다가 말이 앞으로 나아가는 순서를 또 이 동물들 몸집 크기와 달리는 속도로 정하여 웃음이 나오게 한다. "돼지는 뚱뚱하고 게을러서 한 걸음에 한 밭만 가고, 개는 돼지보다 몸은 작지만 날쌔고 빠르므로 두 밭을 가고, 노새는 개보다 체구도 크고 잘 달리는 고로 세 밭을 간다. 또한 소는 비록 걸음은 느리지만 덩치가 클 뿐 아니라 일도 잘하여 네 밭을 한 번에 갈 수 있다. 말은 일 잘 하고 기운 차고 적토마 천리마로 비호 비룡 견주오니 한꺼번에 다섯 밭을 신나게 달리는 것이다. 혼불 8..
"혼불" 최명희 ...7권(매안)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아들을 가르치지 않으면 우리 집을 망치고 딸을 가르치지 않으면 남의 집을 망친다. 그러므로 잘 가르치지 않는 것은 부모의 죄다. 7권 24쪽에서 강모와 머슴 춘복이가 강실이를 탐한 것은 오늘날로 말하면 분명 성폭행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범했으니까. 시대가 많이 바뀐 요즈음은 "성폭행"이라는 죄는 비중이 법으로서도 무겁다. 양반가를 꿈꾸며 강실이를 범했던 춘복이. 어려서부터 사랑했던 사촌 누이 강실이를 범한 강모. 옹구네의 끝없는 욕망. 욕망을 어찌 나쁘다 하겠는가? 인간은 욕망의 동물인 것을... 연약하기 그지없는 한송이 꽃. 강실. 우연과 필연으로 얽혀 드는 강 실과 춘복... 강실이가 밝게 살아가는 시절이 올 것인가? 강실이의 몸에 춘복이가 심어 놓은 자식의 미..
"혼불" 최명희...6권(매안) 2015년 10월 8일~10월 10일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양반 상놈의 남녀관계가 무어 그리 중요한 일일 까만, 양반가의 체통은 목숨보다도 중요한 때의 이야기라서.... 강모와 작은댁의 시누이인 강실이가 살을 섞은 사실을 알게 된 강모의 처 효원은, 그때 머슴 춘복이가 상실을 안게 된 사실을 접하게 된다. 춘복이는 옹구네와 몸은 섞었지만, 내심 강실아씨를 마음에 둔다. 그러나 그리 악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우연히 차갑게 혼백이 다 되어 가는 그녀를 발견해서 온기를 주다 생명 하나를 속에 심은 것이다. 강실의 진맥을 짚은 한약국에서는 "태맥"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오류골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마지막 장에서 상실은 할머니께서 파 놓은 저수지 "청호"로 간다. 살아야 ..
"혼불" 최명희...5권(매안) 2015년 10월 5일부터 10월 7일 "매안 향악" 고장의 풍속을 무너뜨리는 자를 경계하고 , 허물을 잡도록 기강을 잡는데 썼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서로 돕는다. (146쪽에서) 혼불 5권은 우리의 미풍양속이 대거 등장한다. 위의 고장의 향악과 정월대보름의 이야기, 그리고 영에 얽힌 이야기. 일제가 공출해 간 물품을 통한 그 시대의 사회상. 아랫골 부 서방을 통한 진정한 인간관계. 아들 이기채를 앉혀 놓고 청암 부인은 당신이 잘나서 이 재물을 모은 것이 아니라, 곳간의 열쇠를 하늘이 맡겨서 여러 사람 쓸 것을 맡겼다는 있는 자의 겸솜함등등을 엿볼 수 있었다. 정말 소설이 아름답다. 최명희 작가의 천재성에 놀란다. 하나의 주제에 어찌 그리도 많은 상상력과 역사의 고증이 묻어 나오는지.... 아직 많이..
"혼불" 최명희... 4권(매안) 10월 24~10월 28일 인간으로서 마땅히 끓어오르는 육친의 본능을 뛰어 넘어서 명분과 도리를 지킨 것은 만고에 없이 훌륭한 일이겠지만, 부모 된 심정으로 어찌 그 자식을 아수라장 피비린내 속에 버려두고 아비 혼자 피남을 갈 수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차라리 같이 끌어안고 죽을지언정. 그런 냉혈의 핏속에 어떻게 자식 낳을 만한 정을 지니고 있겠는가 하신 게요. (294쪽에서 조카는 데리고 자식은 내버려 두고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하면서.) 조선의 역사 중에서 빠질 수 없는 상민과 양반과 노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염색에 관한 이야기.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영웅호걸로 살아 간 유자광의 이야기. 사명당과 원효대사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청암 부인의 상여에 대한 묘사로 장례문화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춘복이의 눈..
"혼불" 최명희... 3권(매안) 10월 23~10월 24일 청암 부인의 어머니는 보자기에 반듯하게 싼 원삼과 족두리를 청상이 된 여식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사람이 죽으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마치, 처녀가 자기 집을 떠나서 산 넘고 물 건너 먼 곳으로 시집을 가듯이 말이다. 그래서 돌아가신 분의 수의는, 시집갈 때 하고 똑같이 녹의홍상에 원삼 족두리를 해 드리는 것이니라." (176쪽에서) 혼불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3권에서 청암 부인이 죽는 과정에서. 혼불이 죽으면 먼저 나간다고 했고 그걸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그래서 사람들은 혼불이 나가고 석 달은 더 살아 있는 것이란다. 매안 이 씨 종가의 청암 부인의 죽음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파생적인 상복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 강실이와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