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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다크투어리즘 [ Dark Tourism ]

다크투어리즘이란 아래 표지판에 쓰여 있는 그대로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지난 12월 3일에 바람이자 쐬자면서 나선 송악산 오름 탐방길. 많은 분들이 제주의 송악산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제주 서남부의 풍경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탁 틔인 시야는 넓었고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 역시 초행길은 아니었고, 다크투어리즘은 더더욱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그 아름다움 속에서 정말 가슴 아린 현장을 보게 되었네요.

'예비검속자'가 무엇인지 검색을 해 보았어요. 이승만 정부는 과거 좌익 활동에 가담했던 사람들을 쉽게 통제·관리하기 위해 1949년부터 국민 보도 연맹을 조직하여 이들을 모두 가입시켰는데, 6·25 전쟁이 발발하자 이들은 북한군에 협조할 우려가 있는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되어, 전쟁 초기 군경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무차별 검속과 처형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예비 검속으로 인해 처형된 사람들은 국민 보도 연맹원, 즉 과거의 좌익 활동가들이라고 하지만, 국민 보도 연맹원 명단이 남아 있지 않고 예비 검속도 정상적 절차 없이 즉결 처분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당시의 실상에 대해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네이버 백과)

이곳 제주 섯알오름 4.3 유적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는 민간인 학살의 현장이었습니다. 모슬포를 중심으로 예비 검속자들이 이곳에서 학살되었다는 잔혹하고도 무서운 과거의 현장.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한 시체들이 뒤엉켜서 시신 수습이 어려워서  '제주도의 가족 조상'이라는 의미로 붙여둔 이름이 '백조일손영령 희생터'.....

사건을 숨기기 위해 학살 터(보이는 호) 일대를 출입 통제한 탓에 유족들은 몇 년이 지나서야 시신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시신들이 썩고 뒤 엉겨서 결국 두개골과 팔, 다리뼈들을 적당히 맞춘 132구의 시신을 한데 안장할 수밖에 없었다네요.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추모비'..... 4.3 사건은 오랫동안 쉬쉬하다가 2000년대 이후 일반인들에게 밝혀지며 충격과 공포를 안겨 주었는데, 늦게나마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  삼가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신고 있던 자신의 신발을 던져서 자신을 알리려 했다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이 억울한 죽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하겠고, '다크투어리즘'을 통하여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고 역사의 비극을 알았으면 합니다. 누가 한 생명을 무슨 근거로 총살하여 죽일 자격이 있을까요? 어떠한 경우에도 민간인을 학살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보상도 명예회복도 물론 중요하나, 유가족의 심적 고통과 돌아가신 분들의 억울함을 보상과 명예회복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저희는 오늘 섯알오름 탐방 후에, 크나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제주 셋알오름 일제 고사포진지.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

 

 

제주 송악산 외륜 일제동굴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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