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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감귤밭 방문

 

감귤 세척 작업.

한 그루에서 10kg 박스 40개가 나온다고. 많이 따면 80박스도 딴다고. 정말 그럴까?...의문이 가는 대목이었어요.

 

잡기에 능한(?) 남편은 제주에 오기 전까지 당구 마니아였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교대 앞 당구장에 모여 당구도 치고 식사도 하는 모임이 있었는데요. 150만 원을 호가하는 큐대를 가진 남편이 제주에 오면서 그 모임의 후배에게 큐대를 주고 왔다는데요. 큐대를 받았던 그 후배가 서귀포 감귤밭을 한다며 연락을 해 왔고, 농사지은 귤도 1박스를 보내왔습니다.

근처의 오름에 가다가 방문했던 그의 귤 농원. 퇴직 후 한 회사의 사외이사로 근무한다는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인데, 오늘 보니 감귤농사에 찌든 촌노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800평의 감귤밭을 1년 빌리는데 110만 원을 주었고, 6~700만 원의 장비 구입과 비료, 인건비와 잡비가 들어갔으며, 100박스(300만원) 정도의 귤을 지인들에게 무상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1년 농사의 수입은 총 500만 원 정도....

귤의 당도는 수분이 좌우하는데, 비가 적게 올수록 당도가 높고 평지보다는 경사진 사면의 귤이 당도가 더 높다고 합니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귤농사는 실패이며, 3월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바쁘다고 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움직여야 하는 고된 노동력. 귤농사는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며 현재의 귤농사는 공급과잉이라고 했어요. 제가 물어보았지요. 내년에도 하실 거냐고.... 손사래를 치며 내년 1월에 모두 정리하고 올라갈 거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있을까요? 1월에 올라가면서 중문으로 넘어갈 테니 밥 한번 먹자며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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