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용수봉갑길 522
이곳은 수리치골 성지 주차장이자 성지의 입구입니다.
오늘은 금마성당에서 한 달에 한 번 '산에 가는 날'이었고 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드린 후 오후 1시에 출발했어요.
저는 가능하면 성당의 행사에 꼭 참석하려고 하는데, 제가 성당 일을 하던 때 생각하면 참석은 주최하시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고 무엇보다도 제가 정말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수리치골 성모성지는 박해시대 교우촌이자 1846년 11월 2일 한국교회가 처음으로 티 없으신 성모성심께
봉헌된 곳으로 성모성심회는 프랑스 파리에 연고를 두고 있다고 해요.
충청남도 누리집에서 가져온 사진인데요.
오늘 수녀원에서 코스로 지정한 가장 긴 등산로 코스 3.5km를 완주했고,
십자가봉 449.9m 정상에도 다녀왔습니다.
성체조배실
신부님 수녀님을 비롯한 성당 교우들.
성체조배실을 거치고, 십자가의 길과 성모칠고길을 거쳐서 성모성심회 발족 집터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산행을 주로 하시는 분들은 해발 450m가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만,
산행이 힘드신 분들은 이곳에서 내려 가셨고, 저를 포함한 나머지 분들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지요.
십자가봉까지 350m~
얼마나 산이 가파른지 가늠이 되시겠어요?
십자가봉까지 200m~
세상에나 이곳에 구두를 신고 오르시는 형제님도 계셨습니다.ㅜㅜ
산을 쉽게 오르려고 하면 안되지요ㅎ 산은 어떠한 경우라도 산이니까요.
날씨가 15도라는데 얼마나 땀이 나는지 머플러와 아웃도어가 온통 다 젖었어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하늘이 보이는 곳에 십자가봉이 있습니다.
우리 신부님.
많이 힘들어 보이십니다. ㅎ
십자가봉 해발 449.9m~
십자가봉은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에 오른 이후 그간 다닌 산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었고,
지난 10월 16일 해발 약 300m의 논산 태봉산 등산 이후에 꼭 1개월 만에 오른 산입니다.
십자가봉에는 벤치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어요.
올려다 보이는 산봉우리가 이 산의 정상입니다. (국기봉 488m)
개인적으로 왔다면 40여m 더 올라갔을 텐데요.
조금은 아쉽더라고요.
이제 하산입니다.
올라올 때는 가파르기는 했지만 계단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는데요.
하산길은 마른 흙길에 낙엽까지....
설설 기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엄청 힘이 들었습니다.ㅎ
나이가 다들 지긋하신 분들이니 정말 힘들어 보였어요.
대부분 산행에 나선 교우들도 이렇게 힘이 드는 산행이었으면
이전의 그곳에서 다른 교우들과 같이 포기했을 겁니다.
단풍도 다 지고 해도 짧은....스산하고 음산하기만 했던 산.
성지까지는 아직도 3km가까이 가야 하는 지점.
그 옛날 천주교 교우들이 서로 물물교환을 했던 장터 마당재, 타작마당, 페레장골을 거쳐서
사방댐이 있는 평지에 도착했습니다.
하산하는 내내 이곳은 천혜의 자연환경 그대로였습니다.
물이 있고 물가에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
그렇다고 해도 이 골짜기에 숨어 들어서 산 천주교인들의 상황은 얼마나 열악했을까요?
제가 세례를 받은 성당 외에 다른 성당의 교적도 가져 보았지만 익산의 금마성당처럼
교우들끼리 단합이 잘되고 교우 간 협조를 이리 잘하는 성당은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신자가 5천여 명에 이르는 도시의 성당....
서로 마주 보기만 해도 코로나가 옮던 시절의 제주 성당...
그러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익산 금마성당은 제게 특별히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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