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여행 . 나들이

베스트셀러 작가 주지 향봉 스님 '미륵산 사자암'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110-1 (사자사지)

 

갑자기 오후 3시쯤 예정에 없던 반딧불이를 보자고 길을 나섰습니다.

근대 5대 정정렬 명창을 기리기 위한 산사 내 대형 떡목공연장을 갖춘 심곡사와 미륵산 사자암에 갔다가,

마지막으로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 구룡마을 대나무 숲에 반딧불이를 보자고 나선 길.

 

심곡사에 들렀다가 도착한 미륵산 사자암 입구.

자동차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짐을 나르는 레일이 있는 가파른 오르막길~!!

주차장에서 사자암 대웅전까지 정확하게 30분 걸렸어요.

 

 

 

쉼 없이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

익산 지역 근처에 대나무숲이 많은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간간히 기암절벽도 보였던 등산로길.

익산으로 이사하자마자 미륵산 정상에 올랐었는데요.

미륵산도 결코 오르기 쉬운 산은 아니었습니다.

미륵산에 오르는 코스가 많다고 들었는데,

미륵산 정상 장군봉까지 오르는 여러 등산로 중에서 이 사자암 코스가 최단거리랍니다.

 

가쁜 숨을 여러 번 몰아쉴 즈음 나타난 사자암의 요사.

높은 산도 아닌데 목표가 보이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축대로 쌓은 사찰 사자암과 계단.

 

 

도착해서 보니 대웅전과 삼성각, 이름없는 누각과 요사가 사자암의 전부인 작은 사찰이었습니다.

 

사자암 대웅전과 대웅전 안 삼존불상.

 

전북 기념물 제104호로 지정된 현 대웅전이 있는 '사자사지(師子寺地)' ....

사자사는 미륵사(彌勒寺)보다 앞서 세워진 익산 지역의 초기 백제사찰로 미륵사 창건의 계기가 된 곳으로,

삼국유사에 의하면 '백제무왕과 왕비(선화)가 사자사로 행차하던 중 용화산(옛 미륵산 지명) 아래

연못에서 미륵삼존불이 출현, 그 인연으로 미륵사를 세웠다.'고....

1993년 발굴조사에서 사자사의 명문이 있는 기와가 출토되어서 사자사 터임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사자암 삼성각.

 

이름이 아직 없는 누각(?)과 대웅전 앞 2기의 석탑과 2기의 석등.

 

한반도 지형을 닮은 '금마저수지'가 보였고요.

제가 사는 아파트도 보였습니다.

사자암 앞마당에서 바라다 보이는 익산시의 풍경~!!

정말 천혜의 절경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대웅전의 앞 뒤로 버티고 있는 느티나무 고목들은 그저 묵묵히 긴 세월의 역사를 말하고 있었지요.

 

벼랑 끝에 달려있는 아슬아슬한 요사.

 

절 앞의 게시판을 보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자암의 주지스님인 향봉스님이 1979년 '사랑하며 용서하며'를 출간하셨고,

당시 60만 독자의 가슴을 울린 베스트셀러 작가이셨다고....

 

향봉스님께서 40여 년만에 2023년 다시 책 '산골 노스님의 화려한 점심'을 펴내셨다고 했습니다.

'인생은 후 불면 사라지는 호롱불 같은 것'

'있으면 행복하게 없으면 자유롭게...그것이 내 삶'......

이 책의 인세를 받지 않으신다고 하네요.

 

향봉 스님은 30대 때 영향력 있는 조계사 총무부장을 지냈고,

천년고찰의 내장사 주지스님도 거치셨다는 향봉스님은 20여 년 전 사자암에 들어오셨는데요.

공양주도 없이 혼자 밥하시고 빨래하시는 것은 물론 사자암에서는 초파일에 연등도 달지 않는다고 해요.

사찰 경제를 책임지는 천도재와 수능 백일기도 등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향봉 스님이 쓰신 시 '내 죽거든'....

끝까지 읽은 저는 가슴이 먹먹했어요.

 

혹시 스님을 만날까 하는 기대감으로 사찰을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종교를 초월해서 한 번 뵈었으면 하는 제 생각은 큰 욕심이었을까요?

스님은 어느 곳에도 계시지 않으셨고 출타 중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