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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늙은 절' 전북 완주 화암사와 불명산

*주소...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 화암사길 271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 주지는 않으렵니다'...... 안도현 시인은 왜 그랬을까요? 사실 이 화암사는 안도현 시인의 시로 인하여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곳은 전남 구례의 유명한 절 화엄사가 아니고, 전북 완주에 있는 화암사라는 작은 절입니다. 화암사의 주차장은 얼마든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넓은 공간이었고, 짙은 분홍 꽃은 개복숭아꽃이라고 하는데 색깔이 정말 선명하고 예쁘더라고요.

불명산의 청량한 숲길을 따라 산 중턱에 위치한 화암사는 자연이 준 예술적 운치가 돋보이는 나무 그리고 단청을 거부한 채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하앙식 구조를 가진 극락전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천년사찰이랍니다. 원효,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동종(지방문화재 제40호)과 중창비(지방유형문화재 94호)가 있습니다. (안내문)

불명산 화암사.

'잘 늙은 절 화암사는 속세의 욕망을 잠시 내려놓는 수도자의 걸음걸음을 만들어 가는 길이다'....

 

토요일이라서 방문객들이 꽤 많았던 화암사 가는 길은 30분 정도 걸렸고 계곡을 거치는 길이지만 힘들진 않았어요.

계곡의 힘찬 물소리와 물줄기. 깨끗한 물. 이름 모를 새들의 합창이 산사의 정적을 깨고 있었는데요. 이것이야말로 화암사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비경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백팔번뇌처럼 1백47개의 철계단이 시작되고, 보통은 수행을 하듯이 이 계단을 오른다고 해요.

철계단 중간지점에 이르면 안도현 시인의 시 '잘 늙은 절 화암사'가 걸려 있습니다.

해우소와 창고건물(위)에서 흐르는 147개의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의 마지막 폭포. 

하늘이 보이고 운치 있는 돌계단을 오르면 화암사의 정문 역할을 하는 우화루가 있어요. 올려다 보이는 왼쪽의 건물입니다.

우화루입니다. 사찰에 있는 그 흔한 일주문도 금강문도 해탈문도 없는 작은 절 화암사~

경내에서 만난 '우화루'....꽃비 흩날리는 누각이라는 뜻의 우화루는 정문 역할을 하는 곳으로 큰 행사를 치르던 곳이랍니다. 우화루 마루는 출입금지였는데, 너무 낡아서 그렇다고 했어요,

우화루의 '木漁'는 공주 마곡사와 승주 선암사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어로 손꼽히며 '물고기처럼 잠자지 말고 밤낮으로 도를 닦으라'는 뜻이랍니다.

화암사 경내는 'ㅁ'자입니다.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스님들의 생활공간). 이 동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화려하고 세련된 단청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찰이나 사람이나 모두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겠지요? 

국보 제316호인 화암사의 극락전은 우리나라 유일의 하앙식구조 건축물이라는데요. 처마 무게를 바치는 부재를 설치, 지렛대원리를 이용하여 처마를 더 길게 내밀 수 있게 한 건축양식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건축학도들이 필수적으로 다녀간답니다.

왼쪽의 작은 건물은 철영제로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의미가 있고, 오른쪽 건물은 불명전이예요.

명부전이고요.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한답니다.

 

 

 

화암사의 해우소.

무스카리꽃과 식수대.

화암사 동종 (전북 유형문화재 제40호)   

불명산에 오르며 본 화암사 전경. 오늘도 산을 보고 그냥 올 수는 없었지요. 올라갑니다.ㅎㅎ

쉽지 않은 480m의 불명산 정상에 오른 후 봉우리 3~4개를 거쳐서,

화암사 뒷산으로 내려왔답니다.

불명산 등산을 마치고 내려올 때 본 화암사.

안도현 시인의 싯귀처럼. '한 번 가보라고... 숨어 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할 거라고'......... 불명산 봉우리들이 잇닿아 그 산 아래 폭 안긴 화암사. 오밀조밀한 절집이었으나 절대 낯설지 않았던 전북 완주의 화암사. 저희만 보고 오기엔 정말 아까웠던 소박하고 아름다운 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