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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역사. 문화. 예술. 공연 .노래

춘포마을의 아픈 추억과 만경강의 갈대밭 (2023.11.10)

춘포역에 있던 전라북도 지도. 이 지도가 전라북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춘포지역(옛 이름 대장촌)은 일본인들의 농업이민을 온 지역이었고, 곳곳에 일제의 잔재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호남평야라고 불리는 한국의 주요 곡창지대인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쌀을 수탈해 갔을까요? 일제강점기(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에 이곳 주민들은 나라를 잃은 서러움과 아픔을 얼마나 많이 겪었을까요? 홍보 책자에 "과거의 아팠던 상처도 자랑하면 현재를 바로 세우고 살리는 힘이 된다"라고 씌여 있었는데요. 잊고 있었던 우리의 역사의식을 깨우쳐 준 함축적인 글이었습니다.

*춘포역: 전라북도 익산시 춘포면 춘포 1길 17-1

전라선 춘포역. 1914년에 개설되었고, 2011년 97년이나 열차를 운행했던 춘포역은 국내 현존하는 폐역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운 좋게 관리하시는 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철길에서 찍은 사진의 남학생들 중 친구의 형님(73세)은 이 지역에서 전주고에 단 한 명 입학한 수재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춘포역을 통하여 일본인들이 이 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군산항으로 옮기고 일본으로 실어갔다고 했고요.

수탈을 목적으로 설립한 전익(全益) 수리조합. 1910년 식민 초기에 설립, 1940년 전북수리조합과 합병이 시작되어 1941년 4월 총독부에 최종 인가됨.

일본인 이마무라는 대장촌(춘포)에 농장을 짓고 40년 간 전라북도 도회의원, 익산군농회 부회장을 역임하였으나 이민족 침략자에 불과했으며, 대장촌 사람들에게는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인물이었답니다

현재 고향을 찾은 청년들이 이마무라 농장자리에 '카페춘포'와 '금촌농장(농어촌민박)' 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구 일본인농장가옥(에토가옥) 모습. 조선 대흉년, 농민들이 풀뿌리를 캐 먹으며 목숨만 연장하고 있을 때 이렇게 호화스러운 저택을 건설한 에토. 1945년 광복을 맞아 조선에서 추방되었다고.... 현재 주민이 거주 중~!

 

춘포면에 인접한 만경강~ 폐역인 춘포역에서 500m~600m 정도 걸었어요.

이 길은 아무래도 벚꽃이 필 때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딱 보아도 벚꽃길이네요. 물론 가을과 겨울의 볼거리는 단연 갈대밭이지만요. 이 길이 전주와 군산으로 연결된다고 해요.

춘포 만경강 둑길. 자전거 도로로 잘 조성되어 있었는데요. 참으로 운치 있지요?

만경강의 갈대밭입니다. 드라마 '연모' 촬영지.....

드디어 만경강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물의 양이 그다지 많진 않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은 정말 장관이었는데, 찾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평일이기도 했지만 이곳은 사람들이 모르는 분명 숨은 명소이지 않을까요?  드라마 '연모'에 만경강  갈대밭이 등장했다면 멋진 풍경은 인정되었을 텐데 말이지요.

지난번에 전북 고창에 있는 '개갑 장터'와 '김제 순교성지'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차장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논~ 제가 사는 익산의 논~ 그러고 보니 김제평야와 만경평야, 금만평야와 호남평야라고 불리는 모두가 한국의 주요 곡창지대였네요. 특히 만경평야는 김제시와 완주군, 익산시, 군산시에 걸쳐있는 만경강 하류에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오늘 포스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