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뿐만 아니라,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심지어 낙엽 한 장에 이르기까지 이 예쁜 친구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들의 오랜 이야기를
소곤소곤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제 마음에 담으며 행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보여 주고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서,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소중한 삶의 지혜와 진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004년 10월 영월 서강에서
최병성
작가는 목사님이시다.
목사님답게 하느님의 말도 성경도 인용해 가면서 조언도 하고
때로는 명령조로 이야기도 한다.
아이의 아빠 회사 상사가 서울 한 복판에서 출근이 가능한 한적한 경기도로 이사한 적이 있다.
올챙이를 보고 또 개구리울음소리를 접하는 아이들.
다양한 자연환경을 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던 아이들이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기장에 쓴 글들이
배로 늘어났다는 사실. 오래 전의 일이 생각난다.
감히 내가 최병성 목사님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일은 적절치 않으나,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가는 목사님의 견해와 식견과 이해의 폭은
정말 넓다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낀다.
아울러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식견이 넓어진다는 것을
이순을 넘긴 이 나이에도 새삼 실감한다.
[글 사진 최병성]
[열림원]
22쪽 딱새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서 며칠 후 외출했다가 돌아온 그는 현관문을 여는 순간,
딱새가 창틈으로 들어와 신발장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는 장면과 마주친다.
딱새가 놀래지 않기 위해 집을 출입할 때마다 남의 집에 든 양 몸가짐을 조심해야 했던 그는 두 번 나갈 것 한 번만
나가게 되면서 집 안에 갇힌 꼴이 되어 버렸고,
멀쩡한 현관을 놔두고 도둑처럼 창으로 넘어 다니곤 했다.
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저들의 모습을 엿보던 즐거움,
자연과 함께 사는 행복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밖에도 한 겨울에 산속에서 그의 집 앞 현관까지 뛰어왔다가 주인이 없어 돌아간 듯한 산토끼의 발자국을 바라보며,
내년에는 꼭 산토끼의 세배를 받으리라 다짐했다는 등.....
작가의 다채로운 경험담들은 독자들을 신비로운 자연 세상에 눈뜨게 한다.
18쪽 서강가의 저희 집은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사는 대가족입니다.
박새 딱새와 함께요.
그들이 나와 함께 사는 식구들인 걸 어떡합니까?
44쪽 이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잡초라고 구별하는 사람의 무지와 편견만 있을 뿐입니다.
65쪽 날마다 하느님을 만나며 그분의 향기로 내 안을 가득 채우고 도시생활에 지쳐
가끔씩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위로의 향기를 나눠 주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81쪽 딱따구리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 자연이 살아있다는 증거겠지요.
서울 근교에서도 오색, 청, 까막, 쇠딱따구리까지 모두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90쪽 아이들은 잠자는 거인입니다. 교육이란 아이 안에 숨어 있는 그 잠든 거인을 찾아 깨워 주는 일입니다.
97쪽 베짱이를 게으름의 표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신이 내게 주신 한 번뿐인 인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멋진 녀석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113쪽 오늘도 저기 낮은 곳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봅니다.
온 세상의 더러움을 다 끌어안고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넓은 바다를 이루는 아름다운 물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저도 물처럼 살고 싶습니다.
152쪽 망가지고 있는 것은 동강만이 아닙니다. 새만금 이슈로 인해 잊혔던 갯벌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면서 많은 단체들이 실시하는 갯벌 체험 때문에 갯벌들이 딱딱하게 죽어 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171쪽 가지가지로 단풍 드는 이 가을이 다름과 차이의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우리도 곱게 단풍 드는 저 가을 나무들과 함께 다름과 차이의 아름다움을 노래 부를 수 있다면
세상은 보다 풍요로운 의미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185쪽 눈이 살아있다는 것은 눈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교류하는 것이요.
귀가 살아 있다는 것은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들과 교류하는 것입니다.
196~197쪽 낙엽도 제대로 썩을 수 없는 세상,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그 결과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올지 두렵기만 합니다.
224쪽~225쪽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모습, 상처, 아픔들.....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그 아픔들을 이겨 내는 일은 부정과 회피가 아니라 나의 한 부문으로 끌어안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231쪽
'내게 참된 친구가 없다.'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하는 것이며
이기적이라는 말과 같답니다.
236쪽 학교는 인생이 참으로 아름답고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배우는 곳이어야 합니다.
245쪽 아무리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살아 보지만,
뒤돌아 보면 내 마음 같지가 않고 어딘가 서운한 것이 우리네 인생이겠지요.
259쪽 생떽쥐베리가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의 입을 통해 들려준 말처럼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279쪽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오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생명이 약동하는 봄이 오듯,
내 삶이 다시 새롭게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운 겨울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기꺼이 받아들이려 합니다.
이는 자연의 순리만은 아닙니다.
내 인생의 성숙과 성장을 위해 신이 마련해 놓으신 길이겠지요.
287쪽 가면을 벗기까지는 두려움이 클 테지만, 용기를 내는 순간 그동안 나를 짓누르던 모든 짐이 벗겨지고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새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308쪽 '때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기회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환경을 이기고 만드는 것이다.'
'희망이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 봄날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버들강아지의 노래를 가슴 깊이 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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