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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2020-4)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

세계 문학계에 노벨상에 버금가는 상.

 

실체를 가지고 태어난 이상,

인간은 무언가를 파괴하지 않으면 살아낼 수 없는 존재다.

실존의 무게에는 항상 파괴와 폭력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종국에는 음식의 섭취 자체를 거부하며 말라비틀어져 가는 영혜의

몸은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파괴하여 생명을 부지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느끼게 한다. 그런 폭력적 존재가 더 이상의 폭력을 거부한다면

남은 것은 무엇일까? 파괴하는 존재의 구원은 자기 파괴일 수밖에 없다는

역설을 한강은 세 편의 연작소설을 통하여 치열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창비]

 

 

[채식주의자]

"그녀는 원래 아무것이나 잘 먹는 여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꿈'때문에 채식을 하게 된다.

남편이 다그쳐 보고 아버지가 뺨을 때리면서 억지로 먹여 보기도 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그녀는 점점 여위어 가고 사회와 어울려 살아가는 것도 힘들어진다.

억지로 먹이려는 아버지에 반항하며 손목을 긋는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녀에게 남은 것은 이혼이었다.

 

 

[몽고반점]

그렇게 독신으로 살게 된 그녀.

그리고 그녀를 성적인 욕망으로 바라보는 형부.

그녀를 탐하기 위해서 예술작업을 핑계로 그녀를 불러들인다.

그녀의 나체에 꽃을 그리며 가졌던 욕망을 잊는다.

그리고 다음날 작업을 하기 위해 그녀를 부르고 섹스를 한다.

그 다음날 그의 부인에게 그 현장이 발각된다.

 

 

[나무 불꽃]

그녀는 어쩌면 이게 꿈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형부의 부인, 그녀의 언니 이야기.

남편은 정신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 수감되었고

그녀의 동생인 영혜는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영혜의 채식은 계속되다 못해서 절식을 하기 가지 이른다.

영혜는 이제 그녀 자신이 나무가 되어 간다고 했다.

햇빛을 쐬기 위해 옷을 벗고 비 오는 날 나무처럼 서 있기도 한다.

밥은 먹지 않아 점점 야위어 간다.

억지로 동맥에 혈당 주사를 놓아도 뽑고 토해버리기 일쑤고 어떤 방법도 찾을 수 없다.

점점 죽음에 가까워 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척추에 혈당 주사를 놓기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 가는 길로 마무리된다.

영혜는 그녀에게 '왜 죽으면 안 되냐'라고 묻는다.

그녀는 어쩌면 이게 꿈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