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하던 집의 맏딸과 사랑에 빠졌어요.
청년은 일류대 상대를 다녔고 그 집의 딸은 고등학생이었지요.
세월이 흘러서 딸은 성인이 되었고, 방학을 이용하여 군대에 간 청년을 찾아가서 자신의 모든 것을
그에게 바칩니다.
처녀는 집안의 불같은 반대에 부딪쳐서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그녀는 집의 돈을 빼내
첫사랑 그에게 건네 주고 그는 그 돈으로 살아갈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운명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그녀의 남편이 술상무로 근무하다가 간암에 걸려 세상을 등지면서, 자연스럽게 부부가 됩니다.
물론 두 아이도 그가 책임을 집니다.
이 책이 주인공 유일민과 임채옥의 이야기예요.
서울로 올라 오는 기차 안에서 만났던 천두만 아저씨.
똥지개, 부두도 동자, 머리카락 모으는 일부터 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살림밑천이던 큰 딸이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죽었어요.
유일민의 친구 서동철의 소개로 그의 동생 쌀가게에서 일하던 그는 팬티에 주머니를 하나 달아서,
매일 쌀을 그 곳에 숨기고 식구들의 먹을 쌀을 마련하다가 끝내 들켜서 쫓겨납니다.
아들 칠성이가 상고를 마치고 취직을 했는데 아들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그 유명한 김진홍 목사를 찾아 농사꾼이 되지요.
그는 결국 천상 농사꾼임을 깨닫습니다.
또 한 사람. 나복남이에요.
스테인리스 붐을 타고 불같이 일던 공장에 취직했는데... 아뿔싸!! 네 손가락이 잘렸어요.
사장은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비만을 물어 주고 쫓아냅니다.
하루하루 복수의 칼을 갈던 나복남에게 유일민의 고향 친구는 구세주였지요.
깡패였던 서동철은 사장을 찾아가서 "아름다운 폭력"을 휘둘러서 구멍가게 개업비를 원하던
나복남에게 2배의 돈을 받아내어 살 길을 열어 줍니다.
"한강"을 읽으면서 4.19의 배경과 5.16의 배경을 돌아보았고요.
또한 개발의 뒤안길에는 수많은 민초들의 희생은 물론,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로 연좌제에 묶인 유일민 형제를 보면서 비참한 삶을 보았습니다.
가벼운 소설은 결코 아니지요.
버스 안내양들의 몸수색, 서독의 간호사와 광부들의 이야기, 월남전. 사우디 이야기.
우리 사회의 더러운 사회상에 대한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때가 많았고,
이런 일그러진 사회가 지금은 잘 자리 잡혀 있는지 궁금할 뿐이네요.
저는 이 소설이 조정래 작가의 꾸며낸 이야기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그 시대의 사회상이었고,
실명으로 등장하는 전태일, 김진홍 목사, 임종국 작가는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아마 제 이웃님들은 이 역사적인 사건을 다 기억하고 계실 것 같아요.
4.19와 5.16 혁명의 역사는 학교에서 배웠을지라도,
연좌제.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과 영부인의 시해 사건. 연좌제.
그리고 계엄령과 광주사태.... 우리 모두 공감하고 거친 사회상이지요.
소설은 흥미도 있어야 하고 배울 점이 분명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문학은 감상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학습의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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