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책...책...책

이규정 소설집 "무심(無心)" - 아시아문예진흥원

 

 

 

"허 그것 참.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직지의 고장이라고 자랑하는 청주에 살면서도 직지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구나".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이며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190~191쪽에서-

 

 

 

주인공 "이재우"가 소주에 취하면 어김없이 꿈속에서 달려드는 독사와 거미를 만난다.

"꿈에 나타나는 사람들이 살려 주지 않고 원망스럽다는 눈빛도 멈추지 않는...."

악몽을 꾸다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허리가 아픈 그는 55세.

 한참 일 할 나이에 정년퇴직을 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

승용차에 달려 들었던 스님과 차량사고를 낼 뻔한 2번의 사고를 꿈땜이라고 생각했다.

 

 

.

그런 그가 덕수의 친구 도움으로 물류회사 경비원으로 취업을 했는데,

그곳에서 구로동 친구 "오성"을 만나서 편안한 직장생활을 한다.

퇴직한 직장에 근무할 때 상사였던 덕만은 그의 아들 결혼식 때 이재우를 불렀고,

서울의 예식장에 들렀다 오는 길에 그는 서울역에서 사주관상을 보는 이에게

꿈해몽을 부탁한다.

독사와 독거미는 초가집을 지키는 수호신이라고 하던가.

분명 그 꿈에는 이재우도 모르는 원한이 있을 거라면서.

 

 

 

판자촌에서 살면서 힘들게 했고 귀찮게 굴던 독사 현수와의 악연.

교도소에 다녀 왔다며 갑자기 나타난 현수는 같이 살던 연심이와

한문책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독사의 소개로 만난 옛 판자촌 친구 동우와 정순.

동우는 많은 돈을 주며 연심이와 "한문책"을 찾아달라는 현수의 부탁 끝에

사설 심부름 센터에 연심과 한문책을 찾고자 의뢰한다.

서울에서 내려 온 동우는 연심이가 현수의 뒤를 따라 미국으로 떠났고,

아내가 운영하는 분식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빨간 빵모자의 주인공이 연심이었던 사실과 함께.

지난겨울 승용차 뒤에 부딪쳤던 스님이 연심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이재우는 연심이 준 그림을 아내가 만원에 팔아 버린 일을 상기하며 부끄러워하는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에 명함을 준 일로 스님도 현수도 연심이도

분식집을 찾아왔다는 관리소장의 말은

사람이 살면서 나쁜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언을 떠올리게 된다.

늦게 취직했던 물류회사의 관리소장이 고속버스에서 연심 이를 만나 10년이나

인연이 계속되었다니.

한문책의 이름은 "無心"이고 그 책은 연심이가 유산처럼 고이 가지고 있었노라고.

 

 

 

연탄가스에 질식해 있을 때 연심의 어머니는 이재우를 구해 준 생명의 은인이었고,

어린 시절 사랑했던 연심에게 무심했던 자신을 탓하며 그는 생각한다.

"무심했던 나에게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이 현수를 쫓아간 연심이가,

야속하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동안 무심했던 나의 탓이다.

그동안 현수를 원망하는 것 또한 지나친 편견 때문이었다.

이제야 무지했던 나를 탓하며 아무런 일없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316쪽에서-

 

 

 

 

 

 

 

 

 

 

 

 

"무심" 은 2015년 이규정 선생님께서 출간하신 소설입니다.

구립도서관에도 신간이라서 아직 구비되어 있지 않은 따끈따끈한

소설을 선생님께서 집으로 보내 주셨어요.

읽고 독서후기를 남기는 것이 선생님께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이 되어 후기를 남기면서요.

이웃님들과 소통하는 의미로 댓글 난을 열어 놓았습니다.

저는 2008년 친정어머님께서 돌아가시기 바로 전에 블로그를 개설했는데요.

블로그를 8년간 운영하면서 많은 훌륭한 분들은 만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이버상이지만요.

저는 이미 이규정 선생님의 "구름 속에 숨은 햇살"을 며칠 전에 읽었고요.

선생님께서 피력하시려는 이야기를 짐작으로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어렵고 힘든 서민들의 인생살이를 "Happy ending"으로 마무리하는 작품들.

이규정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송학(선생님의 초등학교 모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 유명한 선생님의

인기 있는 블로그 주소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