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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한강" 제 2권 제1부 격랑시대-해냄출판사

 

이규백은 핏빛 낭자한 동백꽃을 바라보았다. 한 많은 여자의 넋이 환생했다는 꽃

그래서 저리도 선연한 핏빛으로 곱고 처연한 느낌으로 아름다운지도 몰랐다.

바람결에는 아직 찬 기운이 서려 있는데도 동백꽃들은 어느 꽃보다도 먼저 서둘러

피어나고 있었다. 겨울 내내 푸르렀다. 잎들은 봄기운을 타고 한결 싱싱한 초록빛으로

돋아 오르고 그 초록색에 떠 받쳐 동백꽃 송이송이는 더욱 붉고 선명했다. -189쪽에서-

 

 

 

 

 

조정래 작가의 "한강" 2 권은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일으킨 5.16 쿠데타를 배경으로 하며  2권은 일 표의 친구 허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 가신 허진의 할아버지.시계수리공으로 일하던 암에 걸린 허진의 아버지는 남은 식구들을

위해서 많은 치료비를 걱정하며 쥐약을 먹고 자살한다. 

머니와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야 되는 허진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철공소에 가서 쇳가루를 마시면 고된 육체노동을 하지만

하려던 공부에 점점 희망이 없어지고 삶은 더욱 피폐해 진다.

 

 

 

 

 

월북한 아버지. 제발 남한으로 내려오지 마소서.... 그냥 그리움이게. 내려오면 온 가족이 너무 힘드니까.....

차리리 절규에 가깝다. 호태누이가 건네준 스키 잠바에 눈물을 삼키고 그녀의 호의에 감정을 느낀 유일민.

그러나 그녀와의 현실은 결코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유일민의 어머니는 계주에게 곗돈을 떼이고 몸져누우며, 월북한 아버지를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유일민은 수 차례 고문과 수사를 거듭 당한다.

몸과 마음이 피곤해진 상태에서 그의 삶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는 있다.

 동생 유일 표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지만 졸업 후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자신의 처지 인지라 낙심하고 만다.

 

 

 

 

 

 

한국 전쟁 후 1960년, 한국에서 서민들이 살아가기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몰려든 사람들은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때문에,

 한 끼 식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극히 가난에 시달렸던 사람들.

겨울밤 벌이에 나섰던 천두만은 석탄더미가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감옥에 들어가고 나삼득은 목숨을 잃는다.

 민주당 정권은 흔들린 민심을 장악하지 못하고, 한인곤 전 육군 대령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9개월 만에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며,

 민주 반역자 처리 법안이 통과된 것을 보면서 절망하게 된다.

자유당 의원이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기수 의원은수 돈 선거로

 장흥 강진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며 의원에 당선되지만 군사정권하의 그의 신분도 불안해진다.

 

 

 

 

 

 

이규백이 후배 송동주에게 논 2마지기를 파는 과정의 굴욕.

논을 사 모으는 강기수 의원의 끝없는 욕심.

나물로 끓인 죽으로 연명하는 어쩔 수 없었던 이규백 가족의 상황.

물난리로 남편을 잃은 이규백의 형수가 머슴에게 겁탈을 당하는 장면.

남천 장학사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김선오가 안경자의 도움으로 새일자리를 얻는 등.

2권에서는 아마 우리 부모들이 겪어 나온 시대적인 상황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것 같다.

그런 아픔을 겪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헤쳐 나온 인생 선배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하고 싶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