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작가가 17년에 걸쳐서 썼다는 "혼불"
결혼도 하지 않고 "혼불"의 집필에만 열중했는데,
완간 4개월을 남긴 채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난소암"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완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 소설의 내용으로 보아 왜 그렇게
이야기하였는지 나는 알 것 같았다.
우리의 풍습과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느라 정작 소설의 맥은 제대로 잇지 못하였기 때문이리라.
이를테면 강모와 강실이 사촌 간의 끝나지 않은 사랑이야기....
산자식을 버리듯 잃은 강실이 어머니.
그를 증오하는 속마음으로 길을 떠나게 했던 강모의 처 효원의 이야기.
강실이 뱃 속에서 자라고 있는 머슴 춘복이의 아이를 통해서,
양반과 상민의 지배계층을 없애야겠다는 생각과.... 등등
최명희 작가는 아직도 쓸 이야기가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고인이 된 것을. 하늘도 천재는 일찍 데려가는 것일까?....
두고두고 많은 사람들이 애석해할 거다. 아마도.
최명희 작가의 "혼불"을 읽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19일.
비교적 시간이 많은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혼불"에 미친 사람처럼 책을 손에 잡았다.
3~4일에 한 권 꼴로 읽었으니 옛날에 이런 집중력을 보였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처럼은 살지 않았을 거야 ㅎ...
은평구립도서관에 3번을 갔는데도 결국 3,4권의 책을 빌리지 못해서
1권~ 2권... 5권~10권을 먼저 읽었다.
그리고 3,4권을 나중에 빌려다 읽는 우를 범했다.
이제 나는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성인"에서 벗어난 것은 분명하지.^^
7권까지는 미친 듯이 읽었는데 8권부터는 내게도 한계가 왔다.
솔직히 대부분의 내용은 내게는 흥미도 없을 뿐 아니라, 이해할 수도 없었다.
8권의 반을 차지하는 "백제사" 조왕신과 사천왕의 긴 이야기. 봉천 땅의
구체적인 지리 묘사... 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소설은 그래도 흥미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10권에 이르러서는 제목이 재미있는 부분 먼저, 재미없을 것 같은 부분은 나중에 읽기도 하였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에 쏟아부은 지식으로 보아도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임은 분명해 보였다.
기후와 풍토에 대한 이야기. 생활습관. 바람에 날리는 연 이야기.
박식한 역사와 주거 이야기. 윷놀이에 대한 이야기
옷에 대한 이야기. 음식. 가구. 그릇. 소리. 노래. 관혼상제. 노래 언어 빛깔.
도대체 이런 책을 쓰려면 얼마나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할까... 감탄에 감탄을 하며 읽었다.
각 권의 후기는 따로 남겨 두었으며,
마지막으로 긴 시간 속을 전라남도 매안의 이 씨 종가에서 살게 해 주신
미산 님께 이 글을 통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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