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자가 빼앗으려는 욕구나 빼앗은 자가 빼앗기지 않으려는 욕구가 본능적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본능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빼앗긴 자의 본능이 생존권 선언이라면 빼앗은 자의 본능은
재산권 옹호였다." -294쪽에서-
"태백산맥"이 국가보안법에 저촉이 되었다는 취지로 작가가 불려 다녔다는 사실은 책을 읽지 않으면 모른다. 생각해 보면 우익보다는 좌익에 가까운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던 시대적인 상황이 작가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하게 한 것이리라. 지주들의 횡포를 이기지 못한 소작농들. 그들이 겪었을 지긋지긋한 가난 때문에...도저히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던 그들이 선택한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먹고 살 수 있다는 공산주의. 조정래 작가의 필력은 3권에서도 강하다. 그의 이야기는 속도감과 깊이와 그의 높은 식견, 그리고 공정한 시각을 보여준다. 그래서 태백산맥이 이렇게 많이 읽히고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것일 게다. 특히 그의 동학사상에 대한 생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전쟁시에는 여자와 아이들이 가장 고초를 겪는다는데 특히 3권에는 그런 내용이 많았다. 이러한 장면들을 상세히 기록한 작가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 듯싶다. 정하섭을 남매인 줄도 모르는 소화는 고문을 당하면서 아이를 잃었고, 외서댁은 되지 못한 염상구에게 당하면서 아이가 생기고 급기야 저수지에 빠져 자살을 기도한다. 이지숙 선생은 안창민을 돕다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재판에 넘겨 지며,자애병원의 간호사도 원장을 돕다가 고초를 당한다. 염상진의 아내는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체포되어 수모를 겪게 된다.
이 태백산맥에 나오는 인물 들중에 주인공인 김범우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좌익도 우익도 아닌 진정한 민족을 위한 사회 구현 실현에대한 의지는 독자로 하여금 따뜻한 시선에 머물게 한다. 그리고 지주들에 대한 작가의 시각도 편중되지 않았다. 안창민의 가족이나 김사용 같이 소작인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지주들도 있고, 심재모 중위처럼 서민영 선생한테 역사인식과 정치인식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까지 제대로 된 문제의 원인파악과 해결을 하고자 하는 공정한 시각을 가진 군경 사령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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