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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4)...제 2부 민중의 불꽃

 

식탁에 놓여 있는 "태백산맥 4권"을 시아버님께서 보셨습니다.
"나는 그 책을 읽지는 않았는데 조정래 그 사람 빨갱이라며?"....
시아버님과 친정아버님은 다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이지요.
특히 평생 군인이셨던 시아버님은 "빨갱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십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씀을 드려도 그 분들의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저는 잘 압니다.

그만큼 사회개혁은 더디고 어려운 일인 것이지요.

 

 

어쩌면 책의 내용에서 오늘날까지 정치 사회가 발전해 온 것은 기적 같은일일 지도 모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다는 대목이지요.

저도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성인...분명합니다.
그러나 "태백산맥"을 4권째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것도 단숨에요.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연결이 좀 어려웠는데 4권까지 읽으니 이제 정리가 좀 됩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회피할 수 없는 이 게으름을 이제라도 반성할 수 있게 해 준 책.

앞으로 6권이 더 남았는데 다 읽을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인데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고 애써 변명을 하면서 부끄럽게도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 봅니다.

 

 

"누가 묵어도 묵을 떡 인디.

술찌끼를 먹고 취한 아이.

쑥떡뿐인 설.

미운 진달래."

4권의 소제목들인데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얼마나 먹고사는 일이 그리 힘들었는지,

유난히 4권에서는 소작인들의 피폐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이념, 이데올로기가 무엇인가.... 먹고사는 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단어들은

사치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닐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배를 움켜쥐고 배고픔에 진저리 치는데,

이념과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라는 말인가?  대체......

왜 그들은 둘로 나뉘어 싸워야만 했던가. 모두가 평등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곳에서 계급이

생기고 지배자가 생기는 것은 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모순... 모순덩어리였다.

 

 

그 어디를 훑어보아도 물밖에는 배를 채울 것이 없는 아이들은 진달래꽃을 따라 산자락을 헤맸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었지만 아무리 먹어도 밥처럼 배가 불러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것을

다 알면서도 허리가 꺾이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진달래꽃을 따 먹어야 했다. -29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