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많은 다른 글에서 우리 현대사를 보았지만 그 사람처럼 사실감 있게 보여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아직 1권에 불과한 서평이지만, 자칫 작가가 좌익이 아닐까 의심을 받을 만큼 책의 내용은 공산당을
잘 알고 공산당들의 활약상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소설 연재가 끝나고 국가 보안법에 저촉되는 글을 썼다 하여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항상 뺏기고 속는 이 책에 나오는 빨갱이들은 너무나 선하고 순진한 민초였는데,
사람대접도 못 받는 억울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이 소설은.....
이념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 소설은 읽는 이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자신들이 믿는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 사람의 안과 밖을 다 바꾸어 놓는 괴력
그런 믿음에 맹종하게 되는 요인이 그들의 삶에서 나온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이 책은 또 깨닫게 한다.
벌교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펼쳐지는 우리나라 격동기의 모습,
특히 지주와 소작인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불공평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 소설은
소작인들이 왜 공산당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를 너무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 양반자손인 김범우나 안창민, 정하섭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대다수의 공산당들이 하층민이었지만 실질적인 지도적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있는 집안의 지식인들이었고, 그들은 누릴 수 있는 여건에 있었는데, 소중한 집안을
멸망으로 몰고 갈 일(공산당이 되는 것)을 했던 것은 왜일까?
그것은 바로 시대적인 흐름은 아니었을까?
작가가 이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아내인 시인 김초혜에게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그래도 괜찮겠냐고 물었는데,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니 아내가 반대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이런 대단한 글이 나오지 않았나....
그리고 그는 거의 일 년 여의 시간을 기본적인 생리활동만 하고 칩거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30매씩을 꼭 쓰고 잤고,
글이 다 완성되었을 때는 원고의 높이가 자신의 키보다 10cm나 더 높았다고 한다.
이런 글이 나오는 건 작가가 체험하지 않고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제 강남구청역에 갔다가 열린도서관을 발견했다.
지하철 역사에 보기 드물게 있던 도서관.
회원이 되고 태백산맥 1,2권을 빌려 왔다.
"태백산맥이란 책이 대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읽어 보지 못했기에 이번 여름 10권을 다 읽는다는 각오(?) 아래
어제 빌려 온 책 1권을 다 읽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없는 것은 왜일까?
손에서 책을 놓은 지도 오래 되었고, 이 책의 특성상 인내를 가지고 보아야 하는데,
내게 그런 인내심이 과연 있을까?...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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