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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두 저축은행의 6개월 영업정지사태를 접하며...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1월 21일에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 신청을 하였고, 사실상의 국가부도를

인정하게 되었으며, IMF로 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누구나 그렇지만 사람들은 단순하다. 나도 그랬다.

무엇이든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하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이 우선이었다.

조금이라도 이자를 많이 준다기에 지금은 없어졌지만 "ㅈㅇ종금사"라는 곳에 돈을 맡겼었다.

 

 

 

뉴스에서 보니 부도 위기에 몰린 5개 종합금융사를 상대로 정부에서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다고 했는데, 내가 돈을 맡긴 그 "ㅈㅇ종금사"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그대로 두었다가는 다른 은행들까지 함께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란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몇 푼의 이자에 탐을 냈던 나 스스로를 얼마나 자책했는지...

그 당시에 "ㅈㅇ종금사"는 명동 가톨릭 성당 바로 밑에 있었는데, 잠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서 들러서

달려갔더니 이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예금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종금사의 대문은 굳게 닫히고 비상구 쪽문만을 열어 놓았었는데, 맡긴 돈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들.

소리치며 항의하는 사람들. 객장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전화벨이 수없이 울려대고 직원들은 예금자들을 설득하는데 내가 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때 아마도 즉시 돈을 찾는 일은 불가능했고, 종금사인지 예금보험공사인지 잘 모르겠지만,

15일을 기다려서 가지급금의 형태로 예금자들에게 돈을 내어 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예금자보호법에 의해서 5천만 원까지는 보호된다"는 말을 실감한다.

 

 

 

IMF 이전에는 은행이 망한다는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국가부도사태인

IMF를 겪으면서 은행이 망한다는 사실을 나도 알게 되었다.

서민들의 돈은 부자들이 보면 푼돈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서민들의 작은 돈... 고생하면서 개미처럼 모은 돈이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내 돈이 소중하면 남의 돈도 소중한 법인데....

아직도 이런 부실은행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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