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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밤의 도시와 아침의 도시

 

네온의 휘황한 불빛.

융단처럼 도시를 뒤엎고 요란스럽기까지 하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에서) 

 

 

도시의 아침은 눈이 부시다.

아니 눈물겹도록 반짝인다.

지난밤의 구구한 억측을 밀어낸 아침.

 

 

***가을 햇살***

 

창문을 연다.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다. 아니 따갑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지난 일주일 몸을 혹사한 덕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하루 종일 두문불출하며 그 햇살을 외면했다.

가을 하늘이 많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머리 위에 훨씬 가까이 와 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장난감 자동차처럼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

햇살에 그림자도 없는 선명함으로 지나는 꼬마처럼 보이는 사람들.

뉴코아백화점엔 국기와 세일을 알리는 깃발이 종일 나부낀다.

건너편 건물 옥상에 나무들이 마지막 푸르름을 한껏 빛내느라 힘을 쓰고 있는 잎도 보인다.

 

서늘한 바람에 짧은 소매의 집에서 입는 원피스가 신경이 쓰인다.

살갗에 닿는 매우 따가운 햇살에 비해 살갗을 파고드는 서늘한 바람.

이것이 아마도 가을의 느낌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