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책...책...책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을  읽고

 

 

이 책은 공지영 씨가 딸 위녕에게 쓴 편지 형식의 산문집입니다. 책을 읽기 이전에는 '딸에게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생각했었거든요. 그생각했었거든요. 의문은 금방 풀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훌륭한 책의 내용들을 이야기의 주제마다 삽입했더군요."오늘도 좋은 하루!!"로  주제의 끝을 맺는 내용 중에는 세상의 어미로서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가 있어서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책 속의 책***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지봉관 교수 (133쪽)"

유관순 열사의 스승인 박인덕은 아이와 남편을 두고 미국 유학을 떠나는데,

거기서 박사학위를 받고 "구월의 원숭이"라는 자서전을 써서 인세로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그가 돌아와 남편에게 이혼을 요청하며 하는 말.

"나는 결혼 이후 10년이 되는 그날까지 그들의 어머니요.

아내라기보다는 종노릇을 해 왔습니다.

아내라는 사람은 뼈가 빠지도록 그들을 먹여 살리는데,

 남편은 집에서 낮잠만 자야 하겠습니까?

나는 더 이상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후 그녀는 인덕 학원을 설립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웨덴 경제학 박사 최영숙은 그보다 더 비참하게 27세 나이로 죽는다.모든 영화를 뿌리치고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콩나물 장사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사랑한 인도 남성의 아이도 낳자마자 죽어 버린다. 저자는 말하는구나.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고. 여자로 태어났고, 너무 시대를 앞서 갔고 혼혈아를 임신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원하지도 않는 조국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경상도로 시집을 간 처자는 제사를 지내고 숟가락과 젓가락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한쪽.

큰 양푼에 제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들을 모조리 비벼서

수저와 젓가락이 꽂혀 있었다.

 

 

여자의 인권이 없었던 그때의 일들.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위녕!!

엄마는 네가 그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부품 같은 사원이 되면 막연히 삶이 편안할 거라거나,

 남들이 따고 싶어 하는 국가의 자격증을 따면 평생 다른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하는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해.

"가정주부란 무식한 게 아니다.

찬탄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223쪽)

 

너는 아직 젊고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단다. 그것을 믿어라.

거기에 스며 있는 천사들의 속삭임과 세상 모든 엄마 아빠의

응원소리와 절대자의 따뜻한 시선을 잊지 말아라.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255쪽)

 

 

 

 

저는 당신의 딸이어서 참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이렇듯 제게 분명한 외로움을 주었지만, 그것과는 비할 수 없는 진정한 성장의 자유도 함께 주셨습니다.~~ 안정된~~ 직업. 안정된 직장. 안정된 가정과 실패 없는 인생을 노래하는 친구들 틈에서 내가 돌연변이는 아닐까 걱정할 때 저는 좀 자유롭습니다. 당신의 삶은 분명 괴롭고 험난해 보이지만 행복해 보입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당신처럼 살고 싶다고.... 수없이 상처 입고 방탕하고 실패한 저를 당신이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