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 살이 되던 해에 만나서 33년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황금 같았던 이십 대 내내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구경하고,
여행을 다니며 맛있는 것 먹으며 함께 했던 친구들,
그런데 지극히 평범한 저를 포함한 우리 다섯은 유독 연애와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허기는 그 때에 신랑감이 신붓감보다 더 적다는 통계는 있었지만,
결혼에 결격사유가 있을 만큼 평균이하는 아니었건만,
어찌 된 영문인지 삼십이 다 된 나이에도 모두들 혼자였지요.^^*
요즈음시대에 삼십이란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결혼을 늦추고 있지만 그 때 그 나이는 좀 심각했습니다.
바보가 아니고 독신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한두 번의 사건은 있었을 터!!
그러나 아무도 결혼을 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물도 집안도 제일 빠지는 제가 선을 본지 두 달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저는 용기있는 선택이었지만 친구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었지요.
다음 친구는 서른 하나에 서른일곱인 한의사와 결혼을 했고요.
한참 뒤에 또 한 친구가 마흔하나에 네 살 연하인 사람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두 친구는 아직도 미혼입니다.
우리는 만나면 원로 처녀(?)라면서 깔깔 웃지요.
결혼은 해도 안 해도 후회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아직도 어떤 것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경제력이 있고,
성취할 목표가 있고,
취미활동을 하며 ,
시간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능력이 있는
결혼을 하지 않은 두 친구를 보면 더욱 그래요.
자유와 고독을 잘 요리하며 살고 있는 두 친구를 보면 더더욱...
눈은 마음이라고 하던가요?
높은 곳을 보면 마음은 올라가고,
낮은 곳을 바라보면 마음도 이에 따라 내려가듯이,
결혼도 마음먹기에 따라 개인마다 생각이 다 다르지 않을까요?
늘 서로에게 귀한 인연인 그런 친구들.
저는 오늘, 그 친구들 때문에 배운 감사의 시간을 되돌려 보았습니다.
결혼을 한 친구들은 가정을 잘 지키며 살고 있으며,
결혼을 하지 않은 두 친구들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참 세상은 다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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