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의 일이다. 미국에 있는 작은 아들을 만나러 LA공항에 내린 어머니는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표현을 빌리자면, 벌건 대낮에 젊은 남녀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부둥켜안은 모습을 보고 도대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너무 당황하셨다고 했다.
이제 우리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그런 모습을 보며 살고 있다. 엊그제 버스 안에서는나이 드신 어른들이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은 두 젊은 남녀가 꼭 껴안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만일 젊은 시절로 돌아 가서 사랑하는 사람과 버스나 기차를 탔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적극적인 애정표현은 커녕, 아마도 가슴앓이만 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세대차이, 곧 인식의 차이일 것이다. 인간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고독할 수 밖에 없다는 어느 철학자는,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젊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적극적인 사랑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너무 삭막한 사랑을 하면서 살아온 우리는 당연히 남의 이목이 중요하니 애정표현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더 행복한 삶은 없어 보인다. 바로 살아 있는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사랑을 우리는 너무 소홀하게 생각해 온 것 같다. 사랑!! 그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강조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는 것 아닐까? 이제 나도 나이가 드나 보다.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고 있으며, 세상을 좀 더 너그럽게 바라보려고 노력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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