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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어김없이 나는 오늘도 만난다. 그를......(서울 한강변)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를 만난다.

바람이 세기로는 둘째가라면 섭섭한 상암동의 벌판에서...

온갖 파지를 산더미 처럼 쌓아 놓고 하루도 빠짐없이 정리하고

있는 그를 아침마다 만난다.

MBC방송국을 곧 지을거라는 그 자리에서 때로는 구청의 단속에

하루아침에 쌓아 놓았던 파지들을 몽땅 빼앗기는 수모를 겪는다.

그래도 그는 아랑 곳 하지 않고 꾸준히 파지로 집을 짓는다.

겨울에야 어찌 잠을 잘 수 있겠냐만, 여름에는 잠도 그 곳에서 자는 것 같다.

비가 오면 비닐을 덮어서 파지를 보호하고, 아침이면 그 안에서

큰 냄비에 라면 같은 것을 푸짐하게 끓여서 먹기도 한다.

 

 

얼굴에 그린 세월의 주름.

한번 옷을 주겠다고 제의를 했더니, "괜찮다"고 짧게 대답했단다.

항상 똑같은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그를 보면서, 사람이 살아 가는

최소한의 생활이 참 궁금해 진다. 먹고 자고 씻고 입는....

이런 생활을 두고 "넝마중이생활"이라고 하는 건가?  어렸을 때 가끔 듣던....

 

 

30일 서울시는 서울랜드마크컨소시엄과 서울 DMC랜드마크빌딩의

프로젝트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133층인 이 빌딩은

두바이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높은 빌딩이며, 서울시내는 물론 경기도

멀리 개성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108층부터 130층까지 초특급호텔이

들어 서며 8만 6000명의 고용효과와, 11조의 생산을 유발하며, 2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한다. 아울러 수색역세권을 복합상업지역으로

개발한다고 하니 이 후, 이 곳은 굉장히 화려해 질 것 같다.

 

 

월드컵대회를 개최해서 세계가 와서 보고 간 이 곳에서도  현대판 넝마중이는 존재한다.

그리고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하늘과 땅 차이인 빈부의 차도

존재한다.  BMW나 LEXUS같은 외제차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지만, 그 뒤로

다 떨어진 유모차로 파지를 주으러 다니는 가난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도

눈에 많이 띈다.

참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