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2월 1일 월요일)
오늘 MBC에서 "인간시대"란 프로가 방송되었다.
얼마 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원혜준(6세) 유괴 살인사건을
"혜준이는 당신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1시간 특집 방송을 한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어리석은 범죄라는 어린아이의 유괴.
혜준이를 죽이고 사흘 만에 결혼식을 올린 범인.
귀티 나고 잘생긴 얼굴에서 느껴지는 뻔뻔함과,
그의 부인이 10개월의 만삭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고속버스와 택시기사를 찾아다녔고,
무작정 길거리를 헤매며 전단지를 돌리던 혜준이 엄마 아빠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고 있었다.
실신하며 혜준이를 부르던 혜준이 엄마!!
재산이 많다는 것을 예사롭게 넘기지 않은 가증스러운 범인.
아직 피지도 못한 채 장락산 기슭에 암매장된 혜준이.
혼란스러워서 오늘은 잠들지 못할 것 같다.
두려움과 분노에 치를 떨고 있을 혜준이 부모님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갈가리 찢긴 그들의 가슴을 누가 치유해 줄 수 있을까.
남의 일이라고 그냥 넘기기엔 너무 가슴이 아픈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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