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좋아진 여성의 인권 *
어버이날이어서 시어른들 모시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팔순이 다 되신 시아버님과는 결혼 후부터 계속 같이 살아서
그냥 아버지 같은 분이고요.
그 연세가 되도록 행정서사 일을 하시고 계시는 우리 아버님은 퇴역
육군 장교이십니다. 정말 옛날 분이시지요.
어쩌다 딸아이의 남자 친구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버님께서 그 집에
아들이 몇이냐고 물으셨어요.
요즈음 아들이 둘인 집도 드문데, 아버님 말씀인즉,
요즈음은 혼인신고를 할 때, 태어 날 아기의 성을 엄마를 따를 것인지,
아빠를 따를 것인지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고 하네요.
아들이 둘 이상 있는 집에 시집을 가면 대를 이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하시면서 이왕이면 아들이 서 넛 있는 집으로 시집을 가면
어떻겠냐고 하시는 거예요.
엄마의 성을 따를 수도 있게 된 것이지요.
신랑과 합의가 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맏며느리가 딸만 있어서 대를 잇지 못한다고 늘 생각을 하셨나?
작은집에 아들이 있지 않느냐고 말씀드리니, 그것은 정통성이
없다고 하십니다.
이십 년 만에 저는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딸 하나만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일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남편에게 아버님께 참 죄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었는데.
옛날 같으면 칠거지악에 속하는 잘못을 저지른 죄.....
뭐 이런 느낌!!
저는 참으로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딸아이가 남의 집 며느리로 들어갈 때 참 잘 가르쳐 들여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주 평범한 엄마이지요.
살다 보니 여성의 인권이 이렇게 신장될 때도 있네요.
우리 시골 초등학교 때, 한 반에 7명만 중학교 진학을 하던
여자아이들을 생각하면, 여자의 인권이 이렇게 좋아질 것이라고는
결코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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