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혈관 검사를 받으시던
저의 어머니께서 검사 시작 20분 만에 혈관이 터지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서로 우왕좌왕하며 장례식을 마치었지요.
저희집은 딸만 넷입니다.
딸 넷은 다 서울에 살고 있고,아버지께서는 강원도 화천에 혼자 사십니다.
여름에는 감자, 옥수수, 고추, 도라지 농사를 지으시느라 별로 어려움이 없으셨지만,
농한기인 요즈음에는 그야말로 천여평이나 되는 집에 개 5마리를 벗 삼아 살아가십니다.
딸들의 형편은 저 말고는 다 아버지를 모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다 하십니다.
혼자 사시겠노라고....
아버지는 원래 건강하십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건강검진 결과도
매우 건강하게 나왔고, 지금도 자동차와 짐차 2대를 손수 운전하시죠.
재력은 많지 않으시나, 돌아가실 때까지 쓰실 돈은 있으신 것 같아요.
아주 오랫동안 미 군속으로 계셔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십니다.
교육열이 많으셔서 딸들도 남의 아들 부럽지 않게 키우셨고요.
저는 정말 제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평소에 가까이 지내시던 공기 좋고 물 맑은 화천의 백운산 자락에,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고, 늘 정갈하고 편안한 일상의
모습으로 우리들 마음에 훈훈하게
남아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만....
이런 아버지를 두고 지인들이 재혼을 권하시나 봅니다.
언니와 저는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합니다만,
우리 두 동생은 엄마 1주기도 안 지났다며 절대 반대입니다.
어떻게 하는 방법이 좋을까요?
재혼을 추진할까요?
아니면 1주년이 지나서 서서히 추진할까요?
물론 본인은 말씀이 없으시지요.
제가 가 보아도 참 불쌍하십니다.
참고로 제 아버님의 올해 일흔여섯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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