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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시아버님

 

 

 

*   시아버님  *

 

어느 방송에 홀로 되신 시아버님을 모시는 이야기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때때로 속옷을 빨아

드려야 하는데...세탁기에 가루 비누를 넣고 갈아 입으실 때마다  거기다 넣으시라고 했다는..

시어머니는 그래도 괜찮은데 시아버지는 정말 어려운 분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나는 결혼을 하면서 같이 살아서 그런지 시댁이라는 개념도 없고, 시부모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특히 결혼해서 집에서 주부로 있었던 적이 일년 밖에 없었으니, 부모님께

하숙비 내고 얹혀 살았다는 표현이 정확할 뿐이다. 해주시는 밥을 먹고 그렇게.......

딸이 없는 시댁의 나는 딸이 되었고, 당연히 부모님도 내 부모님이 되었다.

속옷과 양말이 굴러 다녀도 네 것 내 것이 없고, 아무나 빨면 된다.

 

 

물론 나도 결혼초에는 많이 힘들었다. 남편도 살갑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어른들하고 사는

중압감에 정신과도 서성이고, 머리에 침도 많이 꽂았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이 세상에는 댓가가 없이 얻어 지는 것은 없다. 나는 아이가 벗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진것도 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으로 큰 덕이라 생각한다. 사랑으로 큰 아이는

절대 곁길로 가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그제 부모님과 작은 집 조카와 같이 외식을 하는 자리에서 아버님을 뵈니, 새삼스럽게

많이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6.25때 사선을 넘나 들며 고생하셨고, 조실부모 해서

형의 천대를 받으시며 공부를 하셨고, 내가 결혼한 초기에 그렇게 패기에 넘치셨던 기개는 

오간 데 없으시고, 종이 호랑이가 되어 가시는 아버님이 왜 이리도 가슴이 아픈지.....

 

 

"아버님. 인생은 최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최후의 몇 년이 행복하면  그 인생이 행복한 것이래요.

여든이 다 되신 아버님이 아직 일을 하고 계신 것 저 존경하구요.

취미로 바둑에 푹 빠져 사시는 아버님. 저 정말 사랑합니다.

부디 오래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