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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한 해의 반양식 김장을 하다.

 

 

*한 해의 반 양식!!  김장을 하다*

 

 

문을 열고 나서면 코끝에 와 닿는 오염없는 알싸한 공기.

늦가을의 정취라고는 느낄 사이도 없이 바쁘게 채워야만

하는 서울의 생활을 화천에 내려 놓았다. 얼마나 조용하고

푸근하고 아름다운지.....

 

 

배추밭에 떨어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평생을 여자들 하고만(?)

사신 자상하신 아버지께서는 다듬고 절이는 내내 옆에서

도와 주셨다. "무얼 도와 줄까"하시면서...

 

 

서울토박이신 시어머님의 김장김치는 늘 깔끔하고 인상적이고,

무엇보다도 맛있다. 새우젓,멸치액젓,황석어젓, 생새우. 굴등의

양념을 넣은 절대 맵지 않고 짜지 않은 서울사람들의 김치.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이 완성되었다. 청정지역의 김장거리로

서울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김장을 끝낸 것이다.

 

 

이런식으로 김장을 한 것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내가 아버지와 시어머님의 호사를 누릴 수 있을지, 친정어머니의 부재로

벌써 아버지는 귀농 5년을 갈등하고 계셨다.

다시 오실까. 그냥 계실까.....속된 말로 먹여 살릴 妻子도 없는데

하시면서...참 안되셨다. 이것이 아버지문제만이 아니라 머지않아

다가올 우리 문제이기도 한걸....

 

 

우리는 이제 내년 이맘때까지 김치를 하지 않는다.

때때로 먹고 싶은 김치를 약간 해서 먹을 뿐........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힘은 들었지만,

마음은 날아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