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책...책...책

(218)
"혼불" 최명희...6권(매안) 2015년 10월 8일~10월 10일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양반 상놈의 남녀관계가 무어 그리 중요한 일일 까만, 양반가의 체통은 목숨보다도 중요한 때의 이야기라서.... 강모와 작은댁의 시누이인 강실이가 살을 섞은 사실을 알게 된 강모의 처 효원은, 그때 머슴 춘복이가 상실을 안게 된 사실을 접하게 된다. 춘복이는 옹구네와 몸은 섞었지만, 내심 강실아씨를 마음에 둔다. 그러나 그리 악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우연히 차갑게 혼백이 다 되어 가는 그녀를 발견해서 온기를 주다 생명 하나를 속에 심은 것이다. 강실의 진맥을 짚은 한약국에서는 "태맥"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오류골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마지막 장에서 상실은 할머니께서 파 놓은 저수지 "청호"로 간다. 살아야 ..
"혼불" 최명희...5권(매안) 2015년 10월 5일부터 10월 7일 "매안 향악" 고장의 풍속을 무너뜨리는 자를 경계하고 , 허물을 잡도록 기강을 잡는데 썼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서로 돕는다. (146쪽에서) 혼불 5권은 우리의 미풍양속이 대거 등장한다. 위의 고장의 향악과 정월대보름의 이야기, 그리고 영에 얽힌 이야기. 일제가 공출해 간 물품을 통한 그 시대의 사회상. 아랫골 부 서방을 통한 진정한 인간관계. 아들 이기채를 앉혀 놓고 청암 부인은 당신이 잘나서 이 재물을 모은 것이 아니라, 곳간의 열쇠를 하늘이 맡겨서 여러 사람 쓸 것을 맡겼다는 있는 자의 겸솜함등등을 엿볼 수 있었다. 정말 소설이 아름답다. 최명희 작가의 천재성에 놀란다. 하나의 주제에 어찌 그리도 많은 상상력과 역사의 고증이 묻어 나오는지.... 아직 많이..
"혼불" 최명희... 4권(매안) 10월 24~10월 28일 인간으로서 마땅히 끓어오르는 육친의 본능을 뛰어 넘어서 명분과 도리를 지킨 것은 만고에 없이 훌륭한 일이겠지만, 부모 된 심정으로 어찌 그 자식을 아수라장 피비린내 속에 버려두고 아비 혼자 피남을 갈 수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차라리 같이 끌어안고 죽을지언정. 그런 냉혈의 핏속에 어떻게 자식 낳을 만한 정을 지니고 있겠는가 하신 게요. (294쪽에서 조카는 데리고 자식은 내버려 두고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하면서.) 조선의 역사 중에서 빠질 수 없는 상민과 양반과 노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염색에 관한 이야기.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영웅호걸로 살아 간 유자광의 이야기. 사명당과 원효대사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청암 부인의 상여에 대한 묘사로 장례문화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춘복이의 눈..
"혼불" 최명희... 3권(매안) 10월 23~10월 24일 청암 부인의 어머니는 보자기에 반듯하게 싼 원삼과 족두리를 청상이 된 여식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사람이 죽으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마치, 처녀가 자기 집을 떠나서 산 넘고 물 건너 먼 곳으로 시집을 가듯이 말이다. 그래서 돌아가신 분의 수의는, 시집갈 때 하고 똑같이 녹의홍상에 원삼 족두리를 해 드리는 것이니라." (176쪽에서) 혼불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3권에서 청암 부인이 죽는 과정에서. 혼불이 죽으면 먼저 나간다고 했고 그걸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그래서 사람들은 혼불이 나가고 석 달은 더 살아 있는 것이란다. 매안 이 씨 종가의 청암 부인의 죽음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파생적인 상복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 강실이와 춘..
"혼불" 최명희... 2권(매안) 2015년 10월 2일~~10월 3일 양자 이기채와 율촌 댁 사이에서 그렇게 염원하던 아들이 아닌 두 딸이 태어났다. 첫 딸은 그래도 살림밒천이라며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두 번째 낳은 딸은 우는 것도 가문에 누가 된다며 입을 틀어 막고 죄스럽게 키우다가 그 아이는 결국 열병으로 죽었다. 그리고 태어난 아들 강모.... 그는 커서 집에서 시키는대로 살았기에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부잣집 딸인 효원과 결혼식을 올리는데, 강모는 그녀의 키가 큰 모습과 큰 덩치가 싫었고 오직 사촌인 강실이만 마음에 두었다. 강실이는 굿마당을 구경 온 어머니를 따라 집에 맡겨진 사이에 강모에게 뜻하지 않게 당했고, 또 강모는 전주에서 기생인 오유끼를 만나 300백 원에 그녀를 기생집에서 구하고 살림을 차린다..
"혼불 "최명희... 1권(매안) 2015년 9월 19일부터 9월 20일까지 읽음 "도대체 사람에게 가장 큰 욕이 무엇인가? 성을 간다는 게 아닌가? 금수도 종자 자기 모습을 그대로 닮고 이름 또한 그렇게 불리거늘. 우리가 소를 돼지라고 하고 돼지를 닭이라고 부르는 일이 있는가? 하물며 사람이 어찌 조상의 성을 버리고 근본을 바꿀 수 있을꼬." (198쪽에서 창씨개명을 개탄하는 청암 부인) 이번에는 가계도를 처음부터 그렸습니다. 제 집에 오시는 선생님께서 태백산맥을 읽으며 가계도를 그리셨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가계도를 그렸더니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이제 1권을 읽었을 뿐인데요. 아뿔싸.... 최명희 작가가 51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이 많이 가슴이 아픕니다. 완간이 아니고 앞으로 더..
태백산맥(10)....제4부 전쟁과 분단 강남구청역에 있는 "열린 도서관"에서 태백산맥 9권과 10권을 빌렸다. 딸아이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한 책을 지난 주말에 미친 듯이 읽어 순식간에 두 권의 책을 다 읽었다. 이틀 동안 지리산에 들어가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살았는데, 다 읽고 나니 가슴이 아렸으며, 오래도록 이 충격에서 벗어 나지 못할 것 같다.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배운 것이 없어서 공평한 세상을 살아 보자고 순수하게 공산당을 선택했던 사람들. 발이 동상으로 썪어 가고 인간의 한계에 부딪치는 추위와 싸우고, 며칠씩 굶어 가며 진정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 후로 태어난 우리들이 이리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분명 그들의 희생도 한몫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상을 달리해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들은 있다. 본문에 ..
태백산맥(9)..제4부 전쟁과 분단 나는 오래전에 지리산 노고단에 서서 그 경치에 감탄을 한 적이 있었다. 9권에서는 저 아래 보이던 경치를 마치 바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작가가 지리산에 대해 정말 잘 표현을 했다. 전북도당은 관할 지역을 지킨다는 이유로 뱀사골에 있었다고 한다. 그 깊고 거친 계곡의 모습이 머릿속을 메운다. 빨치산들은 전염병에 죽고 토벌대에 의해 해방구도 빼앗기고 패색이 짙어 간다. 인민군이 남쪽까지 밀고 내려 오기만을 기다리며 버텨 왔는데 휴전 이야기가 들리며 다들 불안감 속에서 의지로 버틸 뿐이다. 빨치산들의 순수했던 혁명의지와 합리적인 그들의 생각이 소설 속에는 있지만, 좌익사상이 일방적으로 불법화 되면서 지하조직으로 변했고, 산으로 쫓겨 난다. 오랜 봉건사회의 악습과 일정을 거치며 선택한 좌익사상이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