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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 나들이

풍요의 땅 남도 '담양 명옥헌 원림(2024. 9. 2)'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후산길 103

*명옥헌 원림 명승 제58호

*연중무휴

*061-380-2816

 

명옥헌을 찾아가는 길은 왜 그리 험하던지요.

나무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길에 자동차가 긁혔으며,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습니다.

네비가 길을 잘못 알려준 것 같지만 그보다도 깊은 산골짜기(?)에 명옥헌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어요.

 

명옥헌 가는 길 마을 앞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저수지가 있었고요.

오래된 고목들이 서 있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명옥헌까지 가는 길은 10여 분 정도 소요되며 벽화가 그려져 있는 소박한 시골 마을을 지납니다.

 

명옥헌원림은 오희도(吳希道 1583~1623)의 넷째 아들 오이정(吳以井 1619~1702)이 부친의

뒤를 이어 이곳에서 글을 읽고 많은 저술을 남긴 별서(한적한 곳) 정원이랍니다.

원림이란 인위적으로 짓는 정원이 아니라 원래의 숲에 정자나 집을 짓는 걸 말한다네요.

 

우암 송시열은 그의 제자 오기석(吳祺錫 1661-1702)을 아끼는 마음으로 명옥헌(鳴玉軒)이라

이름 짓고 계곡바위에 바위를 새겼다고 해요.(우암 송시열 글씨 명옥헌 계축)

 

명옥헌원림에서 만난 어느 아주머니는, 이곳에 와서 이 바위에 새긴 우암 송시열의 글씨를

꼭 보고 가야한다면서, 우리를 계곡으로 안내했습니다.

 

이후 오기석의 손자 오대경(吳大境 1689~1761)이 연못을 파고 주위에는 적송과 백일홍을 심어서 

조상을 기렸다고 현지 안내문은 전하고 있었고, 배롱나무 꽃이 필 때면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배롱나무를 담기 위해 명옥헌으로 몰려든다네요~!

 

연못 안에 작은 섬이 있지요.

이런 형태의 연못을 방지중도형(方池中島形)이라고 한답니다.

 

명옥헌의 뒤(언덕)에 있던 연못.

명옥헌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옆에서 볼 때 '八' ㅈ 모양)이며,

교육을 하기에 적절한 형태의 건물이라고 해요.

우리 한옥이 다 그렇듯 명옥헌도 여름에는 시원할 것 같았어요.

명옥헌 원림은 2009년 9월 국가지정명승으로 승격 지정되었습니다.

 

명옥헌은 24시간 개방하는 것 같으며 신발을 벗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방 안에 벌렁 누워 있는 사람도 보인 걸요. ㅎ

방에서나 명옥헌 처마밑에서 보면 배롱나무가 있는 연못의 풍경이 정말 멋있었어요.

 

편액 '삼고(三顧)'

인조반정 직전에 인조가 오희도를 3번 찾았다는 뜻.

그러나 노모를 모셔야 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3번 다 거절했다고 합니다.

오희도는 올곧은 선비였었던 것이지요.

 

명옥헌 입구에서 본 이정표.

오늘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좀 지쳤는데요.

후산리 은행나무까지 200m~ 아마 2km 떨어져 있었다면 가지 않았을 거예요.

 

명옥헌 가는 길에 있었던 소박한 시골 마을과는 달리 은행나무를 보러 가는 길에 만난

가옥들은 전부 좋은 가옥(?)들이었어요.

 

사진으로 은행나무의 규모와 그 웅장함이 절대 표현될까요?

실제로 얼마나 나무가 오래되고 컸는지 그 놀라움에 저는 한참을 올려다보았어요.

 

인조(와이 되기 전)가 오이도를 중용하기 위해서 명옥헌을 3번 찾았는데 그때마다 타고 온 말을 

이 나무에 묶어 놓았다 해서 은행나무의 이름이 인조대왕계마행(仁祖大王繫馬杏)라 붙었다고 해요.

또 다른 담양의 민간정원 '소쇄원'과 함께 한국의 민간정원으로 손꼽히는 명옥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