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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 나들이

제주 영주산 (2022.6.17)

지난번 마라도에 다녀온 후로 제주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장맛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아침 운동길에 나섰다가 도로에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지 지나가는 자동차가 물보라를 일으키는 바람에 온몸에 물벼락을 맞았답니다. ㅎ

이 영주산에 다녀온지도 벌써 1년이 되었는데요. 제주의 오름 중에서도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어서 다시 올려 봅니다. 이 장마철에 경치 좋은 오름 한곳 감상해 보세요.^^

 

*제주특별자치시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8-1

영주산은 해발 326m, 높이 176m인 기생 화산으로 분화구는 남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산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산보다는 제주의 오름 정도로 생각하면 편하게 올라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영주산은 산책로가 있는 동쪽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파른 경사면을 가지고 있으니 이 부분은 참고하자. 그렇게 산을 오르다 보면 천국의 계단을 만날 수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하늘과 맞닿아 있어 하늘까지 이어진 계단처럼 보이는 것이 영주산 천국의 계단. (비짓제주에서 발췌)

 

영주산 네이버 지형도. 움푹 패인 곳이 분화구.

실제 분화구. 2개의 봉우리 사이에 나무가 없는 곳이 분화구(제주어 굼부리)랍니다.

"바람에 이끌려, 향기에 취해, 발길이 움직이는 영주산 둘레길"........

도착하자마자 환호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소들의 방목 모습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은 내려와서 보니 소들이 행적을 완전히 감추었다는 거예요.

길 양옆에는 고사리 밭이 끝없이 펼쳐졌고, 내년에 이곳에 오면 고사리 정말 많이 꺾을 것 같은데, 고사리 꺾으러 오기엔 집이 너무 멀어요.ㅎ 처음에는 길을 몰라서 이 길로 올라갔는데, 가다 보니 이 길도 정말 운치가 있었어요.

창고의 용도는 모르겠으나, 다소 지저분하게 보일 곳을 이렇게 꾸며 놓았는데, 그린 분의 솜씨는 보통은 아닌 듯싶었어요.

산에 조금 더 오르니 방목하고 있는 소들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새끼소가 어미소의 젖을 먹는 장면을 가까이 보니 마음 한편이 짠했어요. 어미소의 진한 모성애에.....

이제 정상을 향하여 갑니다.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이 아름다운 길. 서편제에서 주인공 오정해와 김명곤이 악기를 메고 연주하며 가던 길을 떠 올려 보았는데요. 더 이상의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길이었습니다.

제주의 6월은 수국이 피는 달이라고 할 만큼 수국이 많이 핍니다. 그런데 영주산은 산 전체가 수국천지였어요. 집에서 피는 소담스러운 수국과 산수국 하고는 좀 다르지요?

이제부터 계단길이 시작되는데, 이 길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한대요. 하늘로 향하는 천국의 계단...

온 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영주산 천국의 계단길.

앞에 보이는 산불초소가 있는 곳이 영주산의 정상. 오름 정상에는 보통 산불초소와 삼각점이 있더라고요.

정상에서 본 둘레길에 있는 성읍저수지.

안내도에 있는 17개 오름 중 용눈이오름(안식년 출입금지)과 윤드리오름만 빼고 나머지 15곳이나 제가 다녀왔네요.

다소 단조로운 하산길. 좀 경사가 있기는 했지만, 오르막길보다는 훨씬 수월했습니다.

풍경은 반대편에서 올라오던 천국의 계단길에 훨씬 미치지 못했어요.

제주에는 산림녹화사업으로 이렇게 조림을 한 삼나무 숲과 소나무등이 그 주종을 이룬답니다.

제주에는 봉우리와 산을 다 합쳐서 368개의 오름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가시에 찔리고 수풀을 헤치고, 멍이 들고 생채기가 나고..... 이제는 절대 극기훈련 같은 그런 산행은 하지 않습니다. 가기 전에 다른 분들이 쓰신 글을 충분히 읽고 숙지하며 공부를 하고 가능하면 편한 곳을 택해서 갑니다. 마음에 다가오는 여행과 산행은 몸으로 부딪히고 만나야 비로소 얻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