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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 나들이

한라산둘레길 시험림길(2022. 10.28)

 

한라산 둘레길 제6구간인 시험림 길이 2022년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임시로 열렸다고 했는데,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래도 걸어 보려고 합니다. 올해 탐방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나흘. 산불예방기간이라고 해서 11월 1일 다시 닫혀서 내년 5월에나 다시 열린다고 하니 조급해졌거든요.

이승악 주차장에서 오전 9시 50분 출발!!

시험림 길의 시작점에 오전 10시 도착!!

천연림과 임도(林道)를 활용해 조성했기 때문에  길은 대체로 편안했습니다.

시작점에서 걷기 시작한 후,  10분 만에 만난 삼나무 숲. 한동안 이어졌던 숲을 거닐면서 환호성을 질렀지요. 야~호.

 베어낸 통나무로 쉼터를 만들어 놓았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누리장나무.

시험림길의 시작점에서 2km 걸어온 지점에서 임도는 끝났어요. 이 안내도가 있는 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20분. 시작점에서 20분 걸렸네요.

이 야자매트가 깔린 길이 새로 연결하여 만든 길이라고... 예전의 시험림 길이 변경된 것 같았습니다.

한라산 둘레길을 상징하는 핑크리본이 길을 안내하고 이 리본을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절대 없지요.

새로 연결된 길은 매트가 깔려 있어서 편안했으나, 30분 걷는 동안 탐방객이 없어서 스산하고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걸어온 길 3.16km, 걸어가야 할 길 6.26km. 

이곳부터는 탐방객들도 보이고, 이후 8km까지는 이런 임도가 계속됩니다. 지루하고 짜증(?)이 날 정도로요. ㅎ

제주의 단풍은 아직 많이 볼 수 없고, 예쁜 단풍이 많지 않은 것은 기후탓이라고 합니다.

편백 채종원(採種園). 

편백나무가 다른 곳에 있는 나무들보다 키가 작고 기둥이 짧지요? 이는 나무의 씨를 채집하여 인위적으로 나무의 키를 제한한 것이라고 합니다. 

쭉쭉 뻗어 있는 다른 곳의 삼나무와는 달리 채종원의 삼나무는 키가 작고 기둥이 짧습니다. 이들도 나무의 씨를 채집하여 인위적으로 나무의 키를 제한한 것이라고 하는데, 일명 '크리스마스'라는 삼나무에 걸맞는 모습이네요. 

비가 오거나 우기때만 물이 흐른다는 한라산 둘레길에 있는 계곡은 모두 건천.

가을색이 잔뜩 묻어 있는 편백나무.

유전자원 보전원 클론보존원. 오후 12시 도착!! (시작점으로부터 2시간 경과)

삼나무 숲 군락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이곳이 '시험림 길의 포토존인 하늘길'.

피톤치드 뿜어내는 숲길 한 가운데에서 그림 같은 삼나무 숲을 만났어요.

신비하기만 한 삼나무숲의 풍경. 한라산둘레길의 또 다른 비경들.

인적이 드물다 보니 탐방객들은 언제 보아도 반갑답니다.

온대와 난대, 아열대 기후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어서 붉가시나무, 세덕이등활엽수와 서어나무, 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함께 뿌리내리고 있다는 한남시험림.

걸어온 길 8km, 걸어갈 길 1.42km.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5분!! (시작점으로 부터 2시간 35분 경과)

이후 1km의 길은 돌길. 그러나 돈내코로 이어졌던 수악길과 동백길에 비하면 훨씬 양호합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어느 사이 시험림길 구간 9.42km를 다 걸었네요. 종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시작점으로부터 3시간 소요)

사려니숲을 걸을 때에는 굳게 닫혔었던 시험림길.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1시간 35분에 걸쳐 사려니숲길까지 4.8km를 더 걸었어요. 오늘 저는 총 15.2km(4시간 35분)를 걸었는데요. 저도 의지의 한국인 아닌가요? ㅎㅎ

계획은 허리가 아픈 남편이 이승악까지만 가고, 다시 사려니숲으로 오는 저를 기다린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나 차마 아내 혼자 보낼 수 없어서인지 끝까지 동행을 했습니다. 

시험림길은 입출입구가 다르니 사려니숲에 도착해서도 이승악까지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을뿐더러, 택시도 여의치 않아 보였어요. 사려니숲에서 친구에게 SOS를 쳤고, 친구는 선뜻 이승악 주차장까지 데려다 주었는데요. 낯선 제주에 친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남편과 남편 친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단법인 한라산둘레길 이사장님께도 탐방객의 한 사람으로서 건의하고 싶습니다. 시험림 길은 분명 불합리한 코스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려니숲길과 연계되는 길이 분명 필요해 보이는데요. 지금처럼 사려니숲길을 4.8km나  중복으로 걸어야 하는 불편함을 재고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