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에 달빛 들면]
[송시영 이인상 외 지음... 유미림 강여진 하승현 옮김]
[학고재]
조선 선비, 아내 잃고 애통한 심사를 적다.
<본문 중에서>
*윤근수... 정을 쏟던 그 마음이 깊은 슬픔이 되어(14쪽 한양으로 돌아와 부인과 금슬 좋게 지내며
여생을 보내려 했는데 부인은 기다려주질 않는구려)
*조찬한... 당신은 나 때문에 죽고, 나는 당신 때문에 살고
(19쪽 당신은 나 때문에 죽었고 나는 당신 덕분에 살았소.
당신 무덤에 와 제문을 고하지만 무슨 면목으로 당신을 대할 수 있겠소)
*이정암... 어여쁜 모습은 언제 다시 보며
(26쪽 당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창자가 끊어질 듯하오. 망극한 이 슬픔을 말로는 다 할 수는 없소.)
*정홍명...'지기'라는 친구들도 자네보다 낫지 않았네.
(36쪽 목이 쉬어 곡 소리가 나오지 않는데도 슬픔은 끝이 없네. 영혼이 지각이 있다면 나의 이 슬픈 심정을 굽어 살피길...)
*황 신... 슬하에 자식도 없이,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39쪽 상여는 아침부터 떠날 채비를 하는데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홀로 남을 내 신세를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오.)
*정 양... 거칠게 대한 잘못을 속죄할 길 없어 (40쪽 아! 당신이 죽었으니 이제 우리 집안은 망하고 나는 곧 죽겠구려.)
*이은상... 슬픔이 병이 되어
(44쪽 어찌 하루아침에 나를 버리고 미련도 없이 먼저 떠나 다시 온다는 기약도 하지 않는단 말이오.)
*이관명... 텅 빈 방이 쓸쓸하기 그지없고
(50쪽 아! 여생을 혼자 외롭게 보내야 하니.
누가 나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거며 또 내가 춥고 굶주린 줄 누가 나를 염려하겠소.)
*신익성... 술잔을 잡고 슬퍼하며
(53쪽 홀로 남은 나는 집에 들어서면 텅 빈 방이 씁쓸하기 그지없고....
당신은 어찌 차마 나를 버리고 한번 가서는 돌아보지도 않는단 말이오?)
*민유중... 어미 잃은 아이들을 살펴주구려.
(58쪽 아득한 천지에 이 한은 그칠 날이 없구려. 관을 어루만지며 통곡하자니 억장이 무너지고 애간장이 끊어지는구려)
*오도일... 낭랑한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남아
(72쪽 당신의 아름답고 순수한 덕행을 평소 아끼는 마음인데,
당신이 영원히 떠나는 날 위로의 말 한마디 없다면 어찌 견딜 수 있겠소)
*이해조... 깊이 알고 이해하는 좋은 벗을 잃어
(78쪽 이제 꿈에서나마 당신을 볼 날을 기다려야 하는 거요?)
*채 팽윤... 바람 불고 눈 내려 보이는 것마다 스산하니
(87쪽 죽은 자는 멀리 떠나도 산 자에겐 슬픔이 남는구려.
막걸리와 몇 가지 찬으로 조촐한 제수를 마련하긴 했지만 어찌 나의 마음을 다 전할 수 있겠소.)
*이삼... 전날의 약속은 모두 어디로 가고
(91쪽 한 잔 술로 영결하자니 눈물이 줄줄 흐르는구려. 영혼이 있다면 와주오.)
*오 원...진정 슬픈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오.
(92쪽 죽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슬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있겠소만
*신경준... 가슴속 응어리가 실타래 같아
(106쪽 내 가슴속의 응어리가 얽힌 실타래 같아 시원스레 마음을 펴보지 못한 자가 이미 오래되었소)
*이복원...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오
(109쪽 내가 장가가고자 한다면 그게 말이 되겠소. 그러니 나는 또 당신의 부탁을 따를 수 없구려.)
*정범조... 한스러운 이 마음을 어떻게 가누겠소
(114쪽 당신을 잊지 못하는 마음이 오롯이 살아 있는 동안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는 날이 없을 거요.)
*신좌모... 무명 치마 하나 온전한 것이 없고
(10년도 채 안되어 아내 둘을 잃어 두 아내의 혼백이 지하에서 한을 머금게 했으니 몹시 부끄럽고 한스럽구려)
책을 다 읽고 나니 느끼는 바가 많다.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보면 숨 막히는 조선시대의 양반가의 여인들...
의료시설이 발달되지 않아 자식들도 단명하고 또 남편도 아내도 모두 단명했는데,
이 책 안의 수록되어 있는 글들은 아내를 잃고 그 비통함과 그리움... 절절함 그리고 쓸쓸함.
인간의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식이 죽고, 남편이 죽고 아내가 죽고...
대부분 젊은 날의 죽음은 병사였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5복을 누린 사람도 있었다.
바로 유언호와 홍양호이다.
홍양호의 자는 한사, 호는 이계, 본관은 풍산, 시호는 문인.
그는 영조실록 등의 편찬에 참여하기도 했다.(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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