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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착한 그림, 선한 작가)(2020-16)

[박수근]

[공주형 지음]

[예경]

*공주형 씨의 머리글(착한 그림을 그리며 진짜를 꿈꾸었던 화가)  1971년생.

홍익대에서 [박수근]에 대한 연구를 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모교인 홍대에 출강.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고는 붓과 파렛트밖에 없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춘천여고 출신의 김복순에게 청혼하며]

사춘기 시절부터 막연히 느꼈던 박수근 그림을 좀 더 멋지게 해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착함보다 더 적절한 수식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춥고 배고픈 시절을 묵묵히 살아갔던 이들은 호기심거리가 아니라 이해의 대상입니다.

적어도 그의 꿈은 최고보다는 진짜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본문 중에서>

*적정온도 36.5도를 머금은 인간애.... 삶의 지척에 있던 인간들을 따스함이 머금은 시선으로 보고 또 그렸다.(18쪽) 이들은 수근에게 이 세상에 선함과 진실함이 엄존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증표였다.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수근이 끝끝내 포기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였다.(19쪽)

 

 

*재래의 가치를 입은 사람들 삭막한 세상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 혹독한 세상이었다. 삭막한 세상 거친 풍상 속에서 이들을 보호해 줄 것은 흰색 치마저거리와 바지저고리 한 벌뿐이었다. 바르고 어질게 사는 것이 상식이자 정도임을 믿고 향했던 수근의 이웃들이 굳건히 지키고자 했던 재래의 가치이기도 했다.(34쪽)

 

 

*맑은 정신으로 흐린 세상을 건너다.  미군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인내를 요하는 것이었다.~~ 미군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격전지의 지명을 영문으로 써넣은 스카프였다. 또한 미군들은 유독 초상화를 좋아했다.(53쪽)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였고 ~~ 꿈에 그리던 창신동 18평 집을 장만했다.(54쪽) 기우뚱한 세상에 맞추어 균형을 잡으려는 부단한 정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수근 그림은 흐린 세상을 건넜다. 맑은 정신으로.(59쪽)

 

 

*'따로'또 '함께'가는 길.  따로이되 함께이고 함께이되 따로인 모순의 정신이 수근 그림을 관통한다.(90쪽) 수근의 삶과 예술은 모든 것을 내주었지만 빈 손안에 거머쥐고 양보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관계의 소중함, 수근이 유일하게 욕심내었던 것이다.(91쪽)

 

 

*덜 가지고도 더 존재하는 이들  마더 테레사는 평생을 두 벌의 옷과 샌들 한 켤레로 살았지만 우리는 그를 가난뱅이라 부르지 않는다.(114쪽) 그림 속 가난한 이들은 탄수화물이 아닌 기다림으로 빈속을 채우고 털옷이 아닌 한기를 털어낸다. 충만한 가난함이다. 덜 가지고도 더 존재하는 이들이 전하는.(115쪽)

 

 

*무딘 칼로 새긴 것이 오래간다. 반복은 세상과 타협할 줄 모르는 수근이 세상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가장 떳떳한 수단이었고~~(130쪽)  오래가는 그림으로 세상의 인정을 받고 싶어 수근은 무딘 칼을 고수했다.(131쪽)

 

*고난의 길에서 배운 인내. 삶의 조건은 가닥을 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대책 없는 불길 같았지만  수근은 능숙한 소방관처럼 발화점을  잘도 찾아내었다. ~~ 진화하지 못할 불이 없었고 이해하지 못할 상황도 없었다.(151쪽)

 

 

*켜켜이 쌓인 기다림의 시간을 완주하다.  '한국의 토벽과도 같고, 메밀 깎지처럼 도돌도돌하고, 거친 창호지와 같은 결과물로서의 마타르 에르만이 아니다.  이런 결과를 가능하게 했던 기다림이 켜켜이 쌓인 지난한 과정들 또한 주목해야 한다. 수근 그림의 위대한 하룻밤을 만든 것은 대수롭지 않은 수많은 아침이었으므로.

 

 

박수근은 이중섭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명실공히 한국의 국민화가로 손색이 없고, 동시대 화가들과 다르게 우직함과 성실함으로 독파해 성취한 예술세계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우뚝 섰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었으며 화가로서 밀착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시대적인 리얼리티를 가장 진솔하게 담아낸 화가로 평가받는데 실제로 그만큼 1950년대와 1960년대  한국 서민들의 시대상을 정감 어린 색과 형으로 담아낸 화가는 드물다는 평이다. 대부분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렸고 무기력한 아버지 대신 집안의 생계를 이어 가는 아낙들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우리 어머니들의 전쟁 후의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미술품 중 서울 옥션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되었지만 위작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서울옥션 측은 과학감정에서 진품임을 재확인했다면서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