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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아홉 살 수민이

 

 

 

수민이는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고, 그 뒤로 선생님의 날 선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표정으로 보아서 레슨의 내용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절제 있는

이성이 필요한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

아이에게 따뜻하고 다정하게 기초를 가르쳐 줄 선생님이 필요했는데, 그녀는 실력이

탁월하게 길들여진 연주자였을 뿐이었으며, 교육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와 악기에 대한 혐오감만 안겨 줄 뿐이었다.

 

 

 

 

 

파출부 아주머니께서 얼마나 수민이가 안쓰러웠으면 레슨시간에 엄마의 참여를 권했을까?

아주머니의 귀띔이 없었다면 그 지옥 같은 레슨시간... 아이가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았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짠하다. 수민이 아빠, 엄마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인데, 레슨에 임하는 선생님을 본 수민이 아빠는 기서 멈추자고..........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단호하게 이야기했다는 후문이다.

 

 

 

 

 

수민이의 첼로 레슨은 그래서 4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감성에도 좋고 두뇌계발에도 좋은 장난감을 마음껏 만지게 하는 일이 아이를

위해서 훨씬 좋았을 텐데... 그리고 악기에 관한 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남자아이들이여자아이들

보다 발육과 학습능력이 늦은 것은 보편화된 진실인데...

어쩌면 아이에게 멋진 악기 연주의 꿈을 키워 주고 싶은 것은 모든 어머니들의 꿈인지도 모른다.

음악으로 먹고살지 않더라도 악기를 연주하는 일은 일반인들에게 하나의 매력이고 가지게 하고

싶은 취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힘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수민이는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를 한국에서 다니다가 엄마 아빠가 미국의 학교로 초빙되어

가는 바람에 1년을 미국에서 학교에 다녔다. 영어를 잘 모르던 수민이는 손짓 발짓으로 나름

미국 학교에 적응해 갔는데, 적응할 무렵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2학년에 편입을 했다.

수민이 나이 이제 아홉 살..... 미국 학교와 한국학교에서도 학습이 뒤질 수밖에 없는 혼란을...

아이가 겪는 과정을 수민이 엄마는 이해할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교육은 아이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며, 어쩌면 수민이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교육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 주는 아량일 것 같다.

그것이 아름답고 인간적인 교육일 것이다.

"교육(education)"이란 사람이 살아 가는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교수 학습하는 일과 그 과정. 어느어느

경우에나 인간을 인간답게 아름답게 만드는 중요한 활동이다.-다음 백과-

 

 

 

 

 

돌아 가신 친정어머님은 학력이라고는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이셨다. 그 시절의 어머니들 중에는

교육학이나 아동심리학을 공부하신 분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들은 찌든 가난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참고 인내하시며 포근하게 감싸며 자식들을 키우셨다.

육은 이렇게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해지는 따뜻한 관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시대가 많이 바뀌었고, 현대 여자들에게 있어서 완벽한 성공이란 일과 가정을 다 잘 이끌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일이라 했던가? 그래도 배우지 못하고 직장이라고는 다녀 본 일이 없는

우리들의 어머니가 매우 훌륭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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