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4년 11월 19일생이고, 여자입니다.
여덟 형제 중 인물이 가장 출중한 저를 친정에서 데리고 있다가 맨 마지막에 이 집에 주었다네요.
2005년 1월 2일에 아빠가 김포공항에 있는 E마트 앞으로 저를 데리러 오셨는데,
두 분이 좀 다투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언니가 대학의 가군과 나군에 다 불합격했을 때였으니,
아저씨께서 저를 데려 오는 일이 언니의 대학입시 보다 더 중요했을까요?
지금 제가 생각해도 영~~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일을 하셨었는데,
이제 연세가 많으셔서 지난 3월에 하시던 일을 다 접으셨어요.
요즈음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낮시간의 대부분을 같이 지내는데,
특히 외로움을 더 타시는 할머니께서 늘 그러십니다.
"아롱아... 밥 먹자!! 아롱아... 간식 먹자!! 우리 아롱이도 없으면 내가 무슨 낙으로 살지!!"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알베르 까뮈인지....
온몸이 까만색이라서 그랬던지 제 이름은 원래 "까미"였었거든요.
그런데 언니와 할머니께서 까미가 무어냐고... 개 이름은 그저 부르기 쉽고,
개 이름다워야 한다고 하시며, "아롱이"라고 개명을 해 주셨답니다.
다른 강아지들은 사진을 찍어서 앨범도 만들어 준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여섯 살이 다 되도록 찍은 사진이 몇 장 안됩니다.
제가 까맣게 생겨서 사진발이 안 받는다나... 뭐라나...
종끗 선 귀와 호리호리한 다리.... 사슴 같은 눈망울... 제가 정말 못생겼나요?
저를 까맣고 못생겼다고 말하는 사람들... 눈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제 몸은 균형이 잘 잡혔고, 털도 매끈하고 튼튼합니다.
저는 자신만만하고 활력 있고 어느 강아지보다 민첩하며, 점프의 귀재이지요.
특히 제 장점은 보호본능이 강하고 확고해서 도둑이 들면 발목을 꽉 물 자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먹여 주고 재워주고 예뻐해 주고..."개팔자 상팔자"라는 말은 맞아요.
제가 가끔 심술로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것은 죽게 맞을 짓인데요.
"아롱이 어디 갔어? 이 놈!!"......
요런 소리가 나면 저는 빨리 할머니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소파 밑으로 잠시 몸을 숨기거든요.
우리 할머니께서는 웅크린 채 숨어 있는 제 모습을 보시고 그냥 웃으십니다.
최강의 카리스마와 최고의 미모. 까만 우수 어린 눈동자의 소유자인 저 아롱이(along)!!
우리 집의 마스코트... 아롱이라서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우리 엄마(alongma)가 이웃 블로거님인 해피 로즈님과 토달기님의 버전을 따라서
했다고 하시는데 절대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시네요.
"저 두 분의 상상력은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다"라고 하세요.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세상에 알려지는 일이 저로서는 큰 영광이기 때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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