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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또 한번의 선택!! 재혼

친정 이모님께서는 새마을 지도자이셨다.

머리는 평생 고속도로 머리에 화장품이라고는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 하나가 전부였고,

땅을 두 손으로 긁었을 만큼 땅에 대한, 농사에 대한 애착이 깊은 분이셨다. 

서울 강남의 개발은 이모님 댁을 일약 큰 부자로 만들었는데,

이모님께서는 그 富를 채 누리시지도 못하고,  한 마디 말씀도 못하신 채

마흔아홉의 젊은 나이에 혈압으로 쓰러지셔서 돌아가셨다.

친정 부모님은 이모님 댁 뒷산으로 밤을 따시러,  나물 캐러 다니시며 참 많이 의지하셨었는데,

이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더 이상 왕래를 하실 수가 없게 되었다.

 

 

이모부님은 연세 60에 나이가 11년 아래인 아내인 이모님을 잃으셨다.

남자들은 아내로부터 정서적인 위로와 보살핌에 의존해서 산다고 했던가.

사별로 끝난 아픔에 대한 보상심리로 또 한 번의 선택. 재혼을 한다던가.

부부간에 지극한 사랑을 했던 사람들이 그 애틋하고 각별했던 본처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못 잊어한다던가.

그래서 재혼을 서두르셨는지 이모부님께서는 이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꼭 1년 만에 재혼을 하셨다.

이모부님과 재혼한 분을 보는 순간 나는 그분의 미모에 깜짝 놀랐다.

'아 저런 분을 절세미인'이라고 하는가 보다.

생머리를 뒤로 묶어서 가지런히 올려 장식을 한 모습과 어울리는 한복...

어깨선이 어쩌면 저렇게 예쁠까?  정말 전형적인 한국 여인이었다.

"이모님과 사별한 일 연간의 외로움에 이모부님께서는 어떻게든 그분을 차지하려고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그 여자를 묶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재산밖에 없다고..."

그 좁은 동네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모부님의 재혼을 두고 쑤군대곤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모님은  아이 셋을 두었는데, 아이가 없다던 그분은 아들 둘을 데려 왔고,

친정어머니까지... 급기야 식구가 여덟이 되었다.

아이들 다섯을 이모부님께서 다 결혼을 시키시느라 허리가 휜 데다가,

새로 들어오신 분이 강남에서 화장품 사업을 크게 벌였는데 사업이 안 되는 바람에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그리고 어느 날 끝내 두 번째 결혼생활을 끝내셨다.

지금 이모부님 연세 팔십이 가까우신데 허리가 많이 편찮으셔서 아무 일도 못하시고,

화천의 아버님께 가끔 돈을 빌려 달라고 하시는가 보다.

집도 없이 전셋집에 근근이 사신다는 전갈이다.

 

 

제2 인생을 즐겁게 사시려고 했던 이모부님은 결국 재혼으로 형극의 길을 가시게 되었고,

친정아버님을 만나면 늘 신세 한탄을 하신다고 했다.

"형님은 가급적 혼자 사세요. 스스로 굴레를 가질 필요는 없어요."

"경제력도 꼭 갖추시고 주관을 가지며 노후를 즐기세요"

"종교도 하나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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