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 눈은 아직도 하얗다.
요즈음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데,
이른 아침이어서 그렇고 또 추워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운동에 나선 대부분의 사람들 틈에 한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띈다.
두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걷는 모습...
상대를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
누가 보아도 다정하고 부러운 모습이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았는데 아직도 저리 애틋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과연 나도 이다음에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뜨겁게 산 한 시절은 있지만 그 뜨거움이 빨리 사라지는 요즈음.
뜨겁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인생의 뒤안길에서 아름답게만 보이는 노부부의 사랑이 너무 좋아 보였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노래 김광석)>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가네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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