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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가족. 일상

고모님, 이제 편히 영면하십시요.

 

올해 연세... 86세,

사셨는 곳... 인천광역시 간석동,

태어 나신 곳... 황해도 금천.

자녀... 1녀 4남.

1.4 후퇴 때 남으로 피난을 내려오신 고모님께서는 처녀의 몸으로 딸아이 하나가

딸린 홀아비(고모부님)와 결혼을 하셔서 딸 아이에게 젖을 먹이시면서 키우신 분이다.

고모부님과 사이에서 아들 넷을 낳으셨는데, 고모부님께서 사업에 실패하신 후, 일찍

세상을 뜨셨다. 그 후로  좌판의 생선장사를 하시면서 모진 고생을 하셨다.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내셨을까.

무너지는 억장을 다 잡으면서 그 기나긴 세월을.... 억세게 지탱한 세월을 잊고

편히 가셨을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 땅. 어찌 잊고 가셨을까.

안갯속 같은 질곡의 세월을 살아오시며 묻혀 왔던 고모님 삶의 조각들이

잔설처럼 피어 난다. 말년에 치매를 앓으시며, 남동생인 우리 아버님을 알아

볼 수도 없는 쓸쓸한 말년을 보내셨는데,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나칠 수

없고, 한 번은 가야 할 길이지만 깊은 슬픔에 마음이 아리다.

 

 

고모님. 부디 편안함 속에 영면하십시요.

부디 이 세상의 고단함을 다 잊으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