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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어머니의 유언장

 

 

 

 

지난 해 서산 팔봉 파인씨 펜션에서

 

 

 

 

 * 너희 아버지 잘 부탁한다. * 운정성당 신부님 장례미사 집전사례비로 ㅇㅇ만원을 드려라.*미국에 있는 언니와  일본에 있는 언니는 오지 않는게 좋겠다.* 엄마를 넓은 바다에 뿌려 달라.(추모공원에 갇혀 있는 것이 싫고,땅에 갇히는 것도 싫다. 자유롭고 싶다.)*너무 슬퍼 하지 말아라.(행복하게 살다 가니...)*누구, 누구에게 내 죽음을 알려라. 

 

 

 

지난 5월 7일 돌아 가신 친구 어머님이 남기신 글인데,

 글을 직접 보진 않아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친구가 한 말을 생각 나는대로 적어 보았다.

초등학교 교사였고, 늘 일본어 번역을 해서 대식구의 생계를 책임 졌던  

친구 어머님은 신여성이셨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어머님은 평생 정치를 한다고 가정을 소홀히 한 남편 뒤로

2남 4녀를 훌륭하게 키우신 분이고,

학교 다닐 때 마음이 정직한 친구에게 수녀의 길을 권하시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에 아버님 마저 돌아 가셨다.

혼수상태에 계시던 사흘 내내 어머니를 찾으셨다고 한다.

평생 정이 없이 사신 줄 알았는데, 어머님을 따라 가신 걸 보면

그래도 두 분이 많이 의지 하시며 사신 것 같다고...

충격을 받으실까봐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지 못했는데,

"너희 어머니 어디에 있든 건강하게 있으라고 전하라" 하셨단다.

 

 

 

 

문상을 다녀 오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세월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기에,

어머님처럼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면서 살도록 최선을 다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