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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스키장을 지을 곳이니 땅을 사 놓으라는 친구.

 

 

 

 

 

내 소재를 어떻게 알았는지 30년 만에 찾아온 시골친구.

아침에 눈만 뜨면 전화벨이 울린다.

점심을 먹자고...

오늘은 그곳을 지나간다고...

친구 집이 그 근처이라고....

찾아온 그 친구하고 6개월여 밥도 참 많이 먹었다.

 

 

 

30년 가까이 서로의 근황을 모르던 친구의 방문 목적은 오로지 하나.

"강원도 모처에 스키장을 짓는데 그 근처의 땅을 매입하라"는 것이었다. 

그럴듯한 현장의 약도와 사진. 팸플릿.

그의 설득은 누군가 넘어가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집요했다.

나는 내가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 이외에 그리 큰 것은 바라지 않는 사람.

제 털을 뽑아서 제 구멍에 집어넣는 아주 고지식한 사람임을

그 친구도 알았는지...

전혀 가치가 없다고 느꼈는지...  그 친구는 내게 발을 딱 끊었다.

그 친구와의 만남에서,

선량한 다수를 속이는 사기처럼 이 세상의 나쁜 범죄는 없다는 생각을 했고,

순수함을 잃어버린 친구와의 서먹함은 내게 많은 섭섭함을 남겼다.

 

 

 

칼국수집을 접고 이사를 떠나던 이웃의 할머니 한분이 자랑처럼

보증금 빼서 강남의 부동산 사무실에 가서 돈을 땅에 묻었다고 하시던 날.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못했다.

잘 나가던 지인 한 분이 기획부동산업자와 손을 잡고 일을 하다가

 아파트를 담보로 3억 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돈을 여태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수법이 교묘하다 보니, 바보라서 똑똑하지 못해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멀쩡하게 보면서 당하는 것이다.

싼 땅 큰 거 하나 사서 여러 필지로 분할하여 비싸게 파는 곳.

땅뿐 아니라 큰 빌딩과 상가, 모텔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서슴없이 파는 곳을 기획부동산이라 했던가.

나처럼 돈이 없는 사람은 당할 일이 없지만, 혹 돈의 여유가 있어 부동산을

살 경우에는 현장의 도면과 해당 관청의 서류를 꼼꼼히 따져 보고 사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