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
처가에 인사할 때 까지도 신랑은 씩씩했다. 그러나 이어서
홀로 앉아 계신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는 순서에 가서는 신랑이 뒤돌아서서 울었다.
신랑집 하객으로 온 좌석에서 여기저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도 울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응어리진 마음이 편치 않다.
신랑의 아버지는 그가 네 살 때, 동생은 백일도 채 안되어서 아버지의 넓은 가슴을
느끼기도 전에 사고로 돌아 가셨다. 어머니도 사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조차 허락받지
못한 상태에서 남편을 보내야만했다.
어머니는 은행원이었다. 그래서 생활은 그리 궁핍하지는 않았을 거라 하지만,
단아한 외모의 젊디 젊었던 어머니에게 세상의 유혹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나 그녀는 두 형제를 훌륭하게 키웠다.
두 아들 다 좋은 대학에 보냈고 , 두아들 다 좋은 직장에 보내서 큰 아들을
결혼시킨 것이다.
그녀는 말없이 잘 살았고,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정말 잘 살았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이...
신랑은 처음부터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있는 신부와 결혼하려고 늘 생각했단다.
젊은 사람이 기특도 하지. 그래서 동생을 내 보내서 독립을 시키고
같이 신혼살림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야 한다고 했단다. 단호하게...
이 세상에 대가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기에 훌륭한 아들도 있는 것이다.
이제 어머니 모시고 부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난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더 이상 눈에서 눈물 나지 않도록..
행복해서 늘 웃음이 떠나지 않기를...
나는 오늘 기댈 남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가슴에 새기며 돌아왔다.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지 못해 음악을 하지 못한 것을 지금도 후회한다는 남편을 위해
내일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비빔국수 한 그릇을 준비해야겠다.
(신랑은 이종사촌동생. 그의 어머니는 외숙모. 돌아가신 분이 제 외삼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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