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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세상이야기

풍습이 다른 결혼식.

신부의 부모님이 한국에 온 것은 결혼식 열흘 전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신부 측에서는 혼수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고,

결혼은 점점 다가오는데 속이 탄 신랑 측  부모님은 혼수 일체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신랑은 아직 취직 전.

취직을 하면 결혼식을 시킨 다했는데, 한국에 혼자 나와 있는

딸이 못 미더워 결혼을 서두른 쪽은 신부 측.

누구누구 할 것 없이  예단은 다 그만두더라도

신부가 신랑에게 양복 한 벌도 해 주지 않았다니,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닌가.

 

 

 

원래 예단이란 좀 변질이 되어서 그렇지.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이다. 버선, 양말 한 켤레라도 인사로 주고받는

우리의 아름다운 풍습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결혼을 얼마 얼마의 가치로 환산하는 데는

정말 반대한다. 그저 인사로 형편대로 성의를 표하면 된다.

 

 

 

중국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사제지간으로 만나 하나밖에 없는 자식과

인연이 된, 조선족 아가씨를 며느리로 맞는 우리 이모님은

이번 일로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오히려 처가에 돈을 주면서 신부를 데려 오는

그들의 풍습과, 신랑이 살아온 방법이 완연히 다르니,

결혼은 이제부터가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이야말로 철저히 더 구체적인 삶과의 만남일진대...

 

 

 

결혼은 결정한 순간부터 상대에 대한 신뢰가 우선이다.

주고받는 물질적인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신뢰.

시작은  마음이 좀 시끄러웠지만,

앞으로 부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신랑이 신부에게 불러 주고 싶었다며 부른 절절한 사랑의 노래처럼,

둘의 사랑이 변치 않기를......